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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금잔디 티슽</title>
    <link>https://b1u5h-j.tistory.com/</link>
    <description>twt @b1u5h_J</description>
    <language>ko</language>
    <pubDate>Fri, 15 May 2026 06:13:51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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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agingEditor>b1u5h_J</managingEdi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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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금잔디 티슽</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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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C/W</title>
      <link>https://b1u5h-j.tistory.com/29</link>
      <description>&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left; clear: none;&quot;&gt;-2019년 7월 15일 수정&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left; clear: none;&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C/W를 극소량 재출력해 통판 진행 중입니다.&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관심 있으신 분은 트위터나 이메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재출력하면서 표지도 애초 계획대로 본편은 붉은 색지, 부록 B&amp;nbsp; side는 하얀 색지로 표지를 바꾸었고&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내용면에서도 몇군데 엉킨&amp;nbsp;문장을 손봤습니다.&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lt;b&gt;행사 당시 급하게 뽑아간 책을 구입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블로그에서 수정본을 읽으실 수 있도록 백업본을 올립니다.&lt;/b&gt;&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포스팅 암호는 행사 때 낸 책의 맨 뒤 판권장에 기입된&amp;nbsp;출력소 &lt;b&gt;전화번호 뒷자리 4자리&lt;/b&gt; 숫자입니다. 사실 그때 그 출력소에서 책을 뽑지 못했기 때문에 책 최고의 오류라고 할 수 있겠네요.&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lt;a href=&quot;https://b1u5h-j.tistory.com/30&quot; target=&quot;_blank&quot; class=&quot;tx-link&quot;&gt;C/W&lt;/a&gt;&amp;nbsp;&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lt;a href=&quot;https://b1u5h-j.tistory.com/31&quot; target=&quot;_blank&quot; class=&quot;tx-link&quot;&gt;C/W -B side&lt;/a&gt;&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lt;br /&gt;&lt;/p&gt;&lt;hr class=&quot;tx-hr-image-4&quot; style=&quot;background: url(//i1.daumcdn.net/deco/contents/horizontalrule/line08.gif?v=2) repeat-x scroll left; height: 15px; border:0; width:54px; margin:30px auto&quot;&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lt;br /&gt;&lt;/p&gt;&lt;p style=&quot;FLOAT: none; TEXT-ALIGN: center; CLEAR: none&quot;&gt;&lt;span class=&quot;imageblock&quot; style=&quot;display: inline-block; width: 650px;  height: auto; max-width: 100%;&quot;&gt;&lt;img src=&quot;https://t1.daumcdn.net/cfile/tistory/99EC203F5C371E2F1D&quot; srcset=&quot;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scode=mtistory2&amp;fname=https%3A%2F%2Ft1.daumcdn.net%2Fcfile%2Ftistory%2F99EC203F5C371E2F1D&quot; width=&quot;650&quot; height=&quot;670&quot; filename=&quot;IMG_20190109_165442.jpg&quot; filemime=&quot;image/jpeg&quot;/&gt;&lt;/span&gt;&lt;/p&gt;
&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14pt&quot;&gt;Sample&lt;/span&gt;&lt;/p&gt;
&lt;blockquote class=&quot;tx-quote-tistory&quot;&gt;
&lt;p&gt;한 마디로, 그의 여자친구는 너무 예뻤다.&lt;br /&gt;요즘 그는 도통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숨만 쉬어도 배가 부른 것 같고 뭘 해도 행복했다. 수학 선생이 수업시간에 히스테리를 부려도 다 우리 잘 되라고 하는 소리겠거니 싶고, 별로 안 친한 같은 반 녀석이 극성스럽게 장난을 걸어도 마음이 너그러웠다. 한껏 늘어져 있고 싶은 일요일 오전에 엄마가 그만 뭉개고 이불 좀 털어서 내다 널라고 성화를 해도 짜증이 안 났다. 새로 온 연락이 없어도 핸드폰을 열었다. 메일함에 보관된 것들만 다시 봐도 신이 났다.&lt;/p&gt;
&lt;p&gt;…&lt;/p&gt;
&lt;p&gt;예쁘고 착한 그녀는 그의 그런 말들도 전부 다 받아주지만. 그리고 그는 그녀의 미소에, 목소리에 모든 것을 잊고 다시 해롱해롱한 상태가 되고 만다.&lt;br /&gt;“스가와라. 할 말이 있어.”&lt;br /&gt;또 그랬다. 부 활동이 끝나고 어두워진 길을, 걱정되니까 바래다준다는 핑계로 함께 걷는 중이었다. 그는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채 그녀만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서 걷던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lt;br /&gt;”우리, 그만 두자.”&lt;br /&gt;“응? 뭘, 키요코…?”&lt;br /&gt;흙길을 밟는 소리 때문에 그녀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그는 발을 멈추며 되물었다. 그녀도 따라서 멈춰서더니,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lt;br /&gt;“…………사귀는 거.”&lt;br /&gt;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제일 착하고 제일로 현명한 그녀가 말했다.&lt;br /&gt;“우리 헤어지자.”&lt;/p&gt;
&lt;p&gt;스가와라 코시 17세. 처음으로 사귀어 본 여자친구에게, 차였다.&lt;/p&gt;
&lt;p&gt;…&lt;/p&gt;
&lt;p&gt;“깨졌다고?”&lt;br /&gt;“…선배만 알고 계세요.”&lt;br /&gt;앞엣말의 대답으로 느끼기에는 조금 긴 간격을 두고, 코시는 말했다. 졸업식 전으로 당겨져 한겨울에 열리게 된 ‘봄의 고교배구’ 대회 예선을 목표로 부에 남은 3학년도 있었지만 선배는 인터하이 지역예선 탈락을 끝으로 은퇴한 상태였다. 이젠 부 활동에서도 만나지 않는 그를 일부러 따로 불러서 전하기엔 머쓱한 용건이었다. 하지만 알리지 않을 수도 없었다.&lt;br /&gt;깨졌다라니, 사귀고 있던 동안에 키요코… 아니 시미즈를 코시의 ‘여친’이라고 칭했던 유일한 사람이 선배라는 걸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한편으론 더 실감이 났다. 보통 다른 애들이 흔히 그러듯이 시미즈와 코시도 사귀었다가, 깨진 거다.&lt;br /&gt;“어디 말할 데가 있겠냐. 안 해.”&lt;br /&gt;선배는 걱정을 하는 듯 했다.&lt;br /&gt;“나야 이제 입시공부만 하다 졸업하면 끝이지만 너흰, 1년도 더 남았잖아.”&lt;br /&gt;그것은 코시가 미처 생각을 못한 점이었다.&lt;br /&gt;“스가와라. 배구… 잘 할 수 있겠어?”&lt;/p&gt;
&lt;p&gt;…&lt;/p&gt;
&lt;p&gt;변변히 붙잡지도 못하고 멍청하게 물러선 건 헤어지자는 말에 너무나 낙심해서였기도 하고, 사귀는 내내 그녀에겐 꼼짝도 못하는 위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황송한 자리였다고 할까. 하지만 그렇게 무력해진 것도… 진심으로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때는, 그랬다. 그리고 이렇게 시간을 보내오는 동안, 체면이나 입장이라는 것을 의식해서 취한 수 많은 가식 속에서 그 진심이라는 것은 천천히 변해갔다. 이제 그건 절망도 아니고, 헛된 희망도 아니었고, 체념도 아니었다. 붙일 이름 없이 그대로 시들어 빠져간 감정이 거기 있었다. 그것이 지금도 기억을 밟아나가다 보면 발에 걸렸다.&lt;/p&gt;
&lt;p&gt;…&lt;/p&gt;
&lt;p&gt;다가가 그 손을 부드럽게 잡아도 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 손과, 그 손을 잡은 스스로의 손을, 외투 호주머니에 함께 넣고 걸을 수 있는 겨울을 기다렸던 적이 있었다. 젖은 듯이 반짝이는 검은 머리카락을 만져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가느다란 안경다리를 건드릴세라 조심하며 밤바람에 날리는 옆머리를 살금살금 귀 뒤로 넘겨주었던 그 언젠가처럼. 원래부터 자기 것이었다는듯 당연하게 그 향기를 들이쉬고 다정하게 그 이름을 부를 수 있을 것만 같은 날이 가끔씩 있었다. 마음 속의 풍경이 황금빛 온기를 받아 일렁일 때. 이제와선 불가한 것을 비출 때. 간사한 마음은 그 장난에 놀아난다. 그리고 그는 동요하는 마음을 애써 숨기며 홀로 외로이 감탄하는 것이다.&lt;/p&gt;
&lt;p&gt;…&lt;/p&gt;&lt;/blockquote&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14pt&quot;&gt;&lt;strong&gt;B side&lt;/strong&gt;&lt;/span&gt;&lt;br /&gt;&lt;/p&gt;
&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12pt&quot;&gt;※후편에 해당하는 B side는 C/W 구매자를 대상으로 무료 배포합니다.&lt;/span&gt;&lt;br /&gt;&lt;strong&gt;주인공인 미성년의 학생이 과거의 성범죄 피해로 인해 괴로워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lt;br /&gt;가능한 선정적 서술을 피했습니다만 보시는 분께 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전에 고지합니다.&lt;/strong&gt;&lt;/p&gt;
&lt;p&gt;&lt;strong&gt;아래는 해당 주제가 직접적으로 묘사된 부분의 발췌입니다.&lt;/strong&gt;&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span style=&quot;FONT-SIZE: 14pt&quot;&gt;sample&lt;/span&gt;&lt;/p&gt;
&lt;button type=&quot;button&quot; class=&quot;btn_more&quot; id=&quot;more29_0&quot; data-id=&quot;29_0&quot;&gt;더보기&lt;/button&gt;&lt;div class=&quot;moreless_content&quot; id=&quot;content29_0&quot; style=&quot;display: none;&quot;&gt;&lt;button type=&quot;button&quot; class=&quot;btn_less&quot; id=&quot;less29_0&quot; data-id=&quot;29_0&quot;&gt;&lt;span class=&quot;txt_fold&quot;&gt;접기&lt;/span&gt;&lt;/button&gt;
  &lt;p class=&quot;txt_view&quot;&gt;
&lt;p&gt;상황의 앞뒤라도 파악하기 위해서는 뒤죽박죽으로 엉긴 덩어리 안에서 하나씩 하나씩 식별되는 요소를 잡아올려야 했다. 그건 몇번을 해도 고통스러운 작업이다.&lt;br /&gt;낮이었다. 학교였다. 수업은 끝났다. 건물 안에 다른 사람들은 없었다. 세게 넘어지고 일어나고 뛰었다는 감각은 몸에 지독하게 새겨졌다. 그 밖에는 붙잡혔다, 불쾌한 손, 강한 거부감, 그 정도가 불티처럼 짧게 남아있을 뿐. 기억이라기 보다 관념이나 단어로 존재하게 된 그것들 외에는 붙잡히는 것이 없었다.&lt;br /&gt;집까지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눈물은 달려오다 그쳤고 얼굴은 땀 범벅이었다. 엄마에게 매달렸다. 엄마는 매달려 있게 하지 않았다. 바로 몸을 떼고서 키요코를 위아래로 살피더니 어디서 구르고 놀았냐며 가볍게 핀잔했다. 키요코는 언제나 몸을 써서 노는 일에는 활발했다. 학교에 있다가 바로 왔다는 말을 엄마는 믿지 않았다. 집에 오는 길에 친구들과 또 축대에서 뛰어내리는 험한 놀이를 했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엄마는 따뜻했다. 집은 밝았고 아침에 나왔을 때와 하나도 다르지 않았다. 창밖에서 다른 집의 소음이 들렸다. 아무 일도 없었다.&lt;br /&gt;키요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lt;/p&gt;
&lt;p&gt;…&lt;/p&gt;
&lt;p&gt;“…그런데 나 그런 거 정말 싫어 해. 그런 왁스 같은 거.”&lt;br /&gt;“왁스? 머리에 바르는 거?”&lt;br /&gt;나나미가 되물었다.&lt;br /&gt;“비슷해. 나무로 된 마룻바닥에 바르는 거.”&lt;br /&gt;불안했다. 뱃속이 울렁거린다.&lt;br /&gt;“아- 알아, 그거. 냄새 나지.”&lt;br /&gt;“그게 묻었었어. 소학교 때.”&lt;br /&gt;저도 모르게 말이 나왔다.&lt;br /&gt;“혼자 학교에 있을 때.”&lt;br /&gt;거의 억양이 없는 말투였다.&lt;br /&gt;“1층에 왁스를 바른지 얼마 안되어서 그 냄새가 아직 안 빠졌을 때였는데 화장실에 가려고”&lt;br /&gt;“어떤 아저씨가 갑자기 나와서”&lt;br /&gt;“바지를 벗고 있었어.”&lt;br /&gt;“팔을 붙잡혔는데 왁스가 묻었어. 그래서 팔을 빼고”&lt;br /&gt;“달아났어.”&lt;br /&gt;기억하고 있었다.&lt;br /&gt;친구의 얼굴만큼 자신의 얼굴도 일그러져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lt;/p&gt;
&lt;p&gt;나나미의 반응은 미묘했다. 떨떠름하다고 하는 게 맞았다. 갑자기 튀어나온 고백에 키요코 스스로도 당황하는 사이 헤어질 때가 되었다. 둘 다 말 없이 집으로 향했다.&lt;br /&gt;결론적으로는 친구 하나를 잃었다. 아니 두셋을 함께 잃은 것 같다. 어차피 그때 함께 쇼핑을 갔던 친구들 가운데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연락하는 아이는 한 명도 없다. 시간은 조금 걸렸다. 나나미는 키요코에게 직접 말을 걸지 않게 되었고, 원래 소꿉친구인 다른 반 아이와 더 자주 어울리기 시작했다. 이야기 나누는 그 두 사람 옆을 지날 때, “자기가 그 정도로 예쁘다고 생각하나 봐?” 하는 말을 들은 것이 마지막이다. 특별취급을 받고 싶어서 지어낸 이야기를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함께 어울리던 친구 무리 중 한둘이 그쪽으로 붙었다.&lt;br /&gt;쓰라리다면 쓰라린 사건이었다. 하지만 덕분에 키요코는 스스로를 알게 되었다. 머리카락은 방해가 되니 묶을 수 있을 정도여야 했다. 하지만 뒤에서 붙잡힐 정도로 길게 남아서는 안됐다. 뒤축이 없는 신발은 안됐다. 앞과 뒤가 제대로 발을 감싸고 달려도 벗겨지지 않을 정도로 발에 고정되어야 했다. 키요코는 언제나 달릴 수 있어야 했다. 달아날 수 있어야 한다.&lt;/p&gt;
&lt;p&gt;…&lt;/p&gt;
&lt;p&gt;한 번 깨닫자 괴로운 것들은 점점 늘어갔다. 없던 것이 새로 생겨났다면 덜 괴로웠을지도 모른다. 원래 계속 함께 해왔던 것이 끔찍했던 것으로 밝혀지는 것은 충격이 없어서 더 끔찍했다. 리코더의 부리 부분만 세 번 연속으로 사라졌던 일이 그랬고, 남자화장실 옆 소각로에서 발견된 타다만 스타킹이 그 주에&amp;nbsp;키요코가 탈의실에 벗어뒀다가 잃어버린 스타킹일지 모른다는 확신이 그랬다. 어릴 때부터 다녔던 치과의 선생님이 치료를 위해 몸을 숙이면서 가슴 부분을 유독 눌렀던 것이 그랬고 다섯 살 키요코를 예뻐하며 늘 무릎에 앉히고 자기 방에서 낮잠 재우고 싶어하던 친척 오빠가 그랬다. 세상은 늘 그렇게 역겨움 투성이였다. 그리고 그것을 오로지 혼자 깨닫고, 견뎌야 한다는 것이, 가장 고통을 주었다.&lt;/p&gt;
&lt;p&gt;…&lt;/p&gt;
&lt;p&gt;메스꺼웠다. 혀뿌리를 목 깊숙한 곳으로 당기며 꾹 참았다. 스가와라의 다정한 얼굴을 보며 구역질을 삼켰다. 눈에 눈물이 고였다. 끈질긴 눈빛으로 그에게 매달렸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는 그 절규를 알아듣지 못했다.&lt;br /&gt;원래 눌러 참는 것은 잘한다. 자신에게 일어났던 기분 나쁜 일들을 이 세상 모두가 없는 일로 취급하기에 자신도 기분 나쁨을 억누르고 있다. 기뻤던 일과 슬펐던 일도 기분 나빴던 일처럼 그렇게 밟아 다져버리는 것은 새삼 못할 일도 아니었다. 조금은 아니, 아주&lt;br /&gt;아주 많이 슬펐지만.&lt;/p&gt;&lt;/p&gt;
&lt;button type=&quot;button&quot; class=&quot;btn_less&quot; id=&quot;less29_0&quot; data-id=&quot;29_0&quot;&gt;&lt;span class=&quot;txt_fold&quot;&gt;접기&lt;/span&gt;&lt;/button&gt;&lt;/div&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2차/HQ</category>
      <author>b1u5h_J</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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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b1u5h-j.tistory.com/29#entry29comment</comments>
      <pubDate>Thu, 10 Jan 2019 20:05:44 +0900</pubDate>
    </item>
    <item>
      <title>빈손과 맨입으로,</title>
      <link>https://b1u5h-j.tistory.com/27</link>
      <description>하이큐 스가키요&lt;br /&gt;2019년 1월&lt;br /&gt;-원작 배경(28권 시점)&lt;br /&gt;
-1월 6일 시미즈 생일축하&lt;p&gt;&lt;/p&gt;
&lt;p&gt;&lt;br /&gt;&lt;/p&gt;
&lt;p&gt;&lt;br /&gt;&lt;/p&gt;
&lt;p&gt;1월의 밤은 조용했다. 두꺼운 창 너머로 진동하는 겨울바람이나, 넓은 다다미 방을 채운 작은 숨소리는 오히려 공간을 삭막한 무음의 상태로부터 건져내어 딱 적당한 정도의 고요로 느껴지게 했다.&lt;/p&gt;
&lt;p&gt;&lt;/p&gt;
“삐리릭-”&lt;p&gt;&lt;/p&gt;
이불 속에서 스르르 나온 손이 재빨리 작은 휴대전화를 잡았다. 베개에 옆머리를 대는 자세로 고쳐 누워 눈을 가늘게 뜬 여자아이는 불이 켜진 전화기에 떠 있는 숫자를 보고 의아한 듯한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렸다.&lt;p&gt;&lt;/p&gt;

12:00 N&lt;p&gt;&lt;/p&gt;
&lt;p&gt;&lt;/p&gt;

밤 12시 정각을 알리는 그 숫자판은 그들이 잠자리에 든지 채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었다. 위아래로 접혀있던 기계가 손끝에 눌려 팔락하고 펼쳐졌다. 열린 전화기에서 나온 불빛이 살짝 벌어진 입술과 감긴 눈을 비춘다. 화면이 쏘아내는 빛에 적응한 눈이 표시 아이콘을 읽어냄과 동시에 손가락이 익숙한 동작으로 버튼 몇 개를 연달아 눌렀다. 나타난 새 화면에 문장이 떠올랐다.&lt;p&gt;&lt;/p&gt;
“아….”&lt;p&gt;&lt;/p&gt;
그리고 거기에 덧붙여진 또 다른 시간 표시.&lt;p&gt;&lt;/p&gt;
&lt;p&gt;&lt;/p&gt;

2013년 1월 6일 일요일 00:00:00&lt;p&gt;&lt;/p&gt;
&lt;p&gt;&lt;/p&gt;

탄성처럼 숨을 뱉어낸 입술이 다물린다. 전화기의 빛이 나는 화면을 바닥에 깔린 이부자리로 눌러 빛을 죽인 사이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쓰는 부스럭 소리가 났다. 웅크린 형체는 몇 초간 조용하다가, 전화기를 잡은 손만 불쑥 움직였다.&lt;p&gt;&lt;/p&gt;

잠시 뒤.&lt;br /&gt;
이불에서 빼꼼 나온 얼굴이 조금 간격을 두고 차려진 다른 이부자리를 돌아보았다. 조금 전 베개에 마구 비볐던 옆머리는 헝클어졌고 이 끝으로 잘근잘근 물어댔던 아랫입술엔 흐릿한 자국이 남았지만, 눈꼬리와 입매에 달려있던 미소는 거의 지워져 있었다. 방 안은 아까와 다름없이 고요했다. 옆자리의 다른 여자아이는 오늘 하루가 고단했는지 세상모르고 잠들어있었다. 여자아이는 소리 없이 일어나 얇은 겉옷 하나를 들고는 신중하게 문을 밀었다.&lt;div&gt;&lt;br /&gt;&lt;p&gt;&lt;/p&gt;
&lt;p&gt;&lt;/p&gt;


“쉿!”&lt;p&gt;&lt;/p&gt;
서로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조용히 하라는 경고부터 주고받으며 두 사람은 접선했다. 얽히는 손이 서로의 소매를 잡으며 닫혀있는 문 쪽으로 몸을 이끈다. 탁, 하고 작게 소리를 내며 문이 닫히자 숨죽인 시선이 마주쳤다. 시미즈의 눈이 방 안을 이리저리 살폈다. 손이 닿아있던 팔꿈치를 잡고 붙박이 이불장 쪽으로 이끈 것은 스가와라였다. 거의 무릎으로 착지하며 앉았지만 안에 있던 두꺼운 담요가 받아주어서 충격은 없었다. 시미즈가 앉으면서 스쳐 간 팔의 감각이 외려 더 선명했다.&lt;p&gt;&lt;/p&gt;
“혹시 모르니까 벽장 문은 조금 열어두자.”&lt;br /&gt;
“찬성이야.”&lt;p&gt;&lt;/p&gt;
다가오는 기척을 알아채려면 그 편이 좋을 것 같았다. 두 사람은 다 닫지 않은 미닫이문 틈으로 방안에 있을지도 모르는 다른 불안 요소들을 체크했다.&lt;p&gt;&lt;/p&gt;
“방문은 꼭 닫았어.”&lt;br /&gt;
“캄캄한데도 꽤 눈에 들어오네. 이 방은 우리 방보다 밝은걸.”&lt;br /&gt;
“옆 건물에서 오는 빛인가 봐. 여기가 건물 제일 끝이잖아.”&lt;br /&gt;
스가와라는 순간 모골이 송연해졌다.&lt;p&gt;&lt;/p&gt;
“잠깐, 그럼 이 벽장은… 어느 방 쪽으로 붙어있어?”&lt;br /&gt;
“우리 방 옆방이야. 비어있는 제일 작은 방.”&lt;br /&gt;
“아…”&lt;p&gt;&lt;/p&gt;
시미즈가 확신을 갖고 말했다.&lt;p&gt;&lt;/p&gt;
“나랑 히토카가 쓰는 끝방이 한 칸 너머니까 우리가 여기서 작은 소리로 말하는 것 정도는 아무한테도 안 들릴 거야. 히토카는 피곤했는지 목욕하고서 곧바로 잠들어 버렸어. 괜찮아.”&lt;p&gt;&lt;/p&gt;
좁은 공간에서 마침내 두 얼굴이 마주 보았다.&lt;p&gt;&lt;/p&gt;
“……”&lt;br /&gt;
“…….”&lt;p&gt;&lt;/p&gt;
풋, 하고 웃음이 번지는 건 순식간이었다.&lt;br /&gt; 시미즈는 소리죽여 쿡쿡 웃으며 여전히 자신의 왼쪽 팔꿈치께를 잡고 있는 스가와라의 팔을 여러 번 두드렸다. 후, 하고 숨을 돌린 시미즈가 입을 열었다.&lt;p&gt;&lt;/p&gt;
“이 시간에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lt;br /&gt;
“이 시간에 보고 싶다고 한 건 키요코잖아.”&lt;p&gt;&lt;/p&gt;
스가와라가 역시 웃음기가 잔뜩 묻은 목소리로 속삭였다.&lt;br /&gt;
전 부원의 정신적 지주인 수석 매니저님의 남자친구 되기란 이렇게 고된 일이었다. 여자친구인 시미즈뿐만 아니라 스가와라 자신 역시 책임과 우정과 기타 이것저것으로 눈치가 보이는 부주장의 지위에 있다는 것도 두 사람 사이를 주변에 비밀로 한 이유였지만, 전교의 마돈나 시미즈가 아닌 그냥 배구부 내 3학년 선배들끼리의 교제이기만 했다면 이렇게 스파이처럼 몰래 만나거나 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연기하며 지내야 하진 않았겠지 하는 것이 그의 평소 생각이었다.&lt;br /&gt;
하지만 일 년에 하루뿐인 생일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먼저 시미즈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었다. 날짜가 바뀌는 순간 날려 보낸 메일은 당연히 시미즈가 봐주길 바라고 한 일이었지만, 실행한 스가와라조차 여자친구가 그렇게 즉시 답장을 보내오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 내용이 바로(부 활동 때문에 상경해 낯선 여관에서 단체숙박 중인 때에) 지금 당장 얼굴을 보고 싶다는 말이라는 것도.&lt;p&gt;&lt;/p&gt;
“안 자고 있었어?”&lt;p&gt;&lt;/p&gt;
봄 고교배구대회 일정 한 가운데였다. 대회 스케줄이 나오고 카라스노고등학교 남자배구부가 현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부터 분명했던 사실이지만, 미야기에서 도쿄로 올라와 대회 이틀째 일정을 치르게 되는 날이 바로 오늘 즉 시미즈 키요코의 생일날이었다. 시미즈의 그 말에는 내일의 2회전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어야 할 밤에 무슨 딴눈을 팔고 있느냐는 질책도 포함되어 있었다.&lt;p&gt;&lt;/p&gt;
“자다가 일어났어.”&lt;br /&gt;
“거짓말.”&lt;br /&gt;
“11시 57분에 알람 맞춰두고.”&lt;p&gt;&lt;/p&gt;
시미즈는 잠시 말을 잃었다.&lt;p&gt;&lt;/p&gt;
“진동 때문에 눈 떴는데, 글쎄 전화가 목 뒤쪽에서 울리고 있지 뭐야. 만약 못 일어나고 그대로 계속 잤다면 척수에 뭐가 연결된 뭐시기 SF영화 같은 꿈을 꿨을 거야.”&lt;br /&gt;
“…”&lt;br /&gt;
“뒷목에 저걸 깔고서도 그렇게 잘 잤을 정도면 이제 돌아가서 편히 누우면 아침까지 익스프레스 꿀잠이겠지. 다른 녀석들한테 비할 건 아니지만 나도 오늘 꽤 힘들었나 봐.”&lt;p&gt;&lt;/p&gt;
계속 속삭이다 스가와라의 목이 조금 잠겨 들 때까지도 시미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짧은 정적에, 스가와라는 찔끔해서 시미즈의 눈치를 살폈다.&lt;p&gt;&lt;/p&gt;
“키요코도 피곤했지?”&lt;br /&gt;
“…응.”&lt;p&gt;&lt;/p&gt;
머리 위 선반을 피해 양팔을 바닥에 짚어서 자세를 낮추고 있던 시미즈의 몸이 천천히 앞으로 기울어지더니, 시미즈가 스가와라의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스가와라는 이쪽으로 무게가 더 실려 오기를 기대하며 슬며시 자세를 바꿨다. 따끈따끈한 이마 아래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lt;p&gt;&lt;/p&gt;
“고마워.”&lt;br /&gt;
“나도.”&lt;p&gt;&lt;/p&gt;
두꺼운 담요에 파묻힌 허리를 바로 세우려 잠시 낑낑댄 스가와라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이 세상에서 오직 시미즈 한 사람에게만 들릴 작은 목소리였다.&lt;p&gt;&lt;/p&gt;
“생일 축하해, 키요코.”&lt;p&gt;&lt;/p&gt;
시미즈는 아까 이불 속에서 혼자 그럴 수 있었던 것처럼 온 마음을 기쁨으로만 가득 채우고 좋아할 수는 없었다. 목마른 가슴이 팔을 움직였다. 손끝에 어둠 속에 가만히 놓인 다른 손이 닿았다.&lt;br /&gt;
쭈뼛쭈뼛 고개를 든 시미즈가 말했다.&lt;p&gt;&lt;/p&gt;
“말로만?”&lt;br /&gt;
“으, 응?”&lt;p&gt;&lt;/p&gt;
예상치 못한 시미즈의 말에 목소리가 크게 튀었다. 스가와라는 지레 혼자 놀라 한 손으로 입가를 눌렀다. 시미즈의 손이 쫓아 올라와 그 손을 잡았다. 시미즈가 얼굴을 더 가까이했다.&lt;p&gt;&lt;/p&gt;
“어… 으음, 대회고 해서, 나……아무것도 못 가져왔어. 선물을 살까 생각도 했는데 요즘 계속 시간도 없었고 뭘 선물하면 좋을지 좋은 생각도 안 들고 그래서… 우리 시험 끝나면 따로 보기로 했잖아? 그때 같이 적당한 걸 고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lt;br /&gt;
“대회나 수험하고 관계없는 걸 여기까지 가지고 왔다고 하면 내가 먼저 화가 났을 거야.”&lt;p&gt;&lt;/p&gt;
스가와라는 입을 다물었다. 시미즈가 잡고 있던 손에 손가락을 얽어왔다.&lt;br /&gt;
짜릿했다.&lt;p&gt;&lt;/p&gt;
“몸으로 때워.”&lt;p&gt;&lt;/p&gt;
그 말과 함께 입술이 겹쳐졌다. &lt;p&gt;&lt;/p&gt;
&lt;p&gt;&lt;/p&gt;

조용히 오가던 숨 사이를 억지로 가르고 쉿- 하는 소리가 또 앞서 나왔다. 동시에 스가와라가 입술 앞으로 검지를 세웠다. 어디가 소란스럽다고 이 정적에다 괜한 으름장을 놓는지, 시미즈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스가와라의 두 뺨을 잡았다.&lt;p&gt;&lt;/p&gt;
“뭐가 쉿-이야.”&lt;br /&gt;
“…키요코 손이 안 조용하니까.”&lt;p&gt;&lt;/p&gt;
손뿐이냐, 라는 말을 스가와라는 탄식과 함께 속으로 삼켰다. 덮쳐온 입술을 시작으로 시미즈의 온몸이 스가와라에게 기대어왔다. 거기에 등 뒤는 쌓아둔 담요 더미로 푹신했다. 머리가 어질해지는 순간이었다. 만약 감촉이 소리였다면 스가와라는 방금 이 벽장 안에서 건물 안의 사람을 다 깨우고 말았을 것이다. 스가와라는 시미즈의 어깨를 굳게 잡아 안아 자신의 상반신에서 떼어내고 그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lt;p&gt;&lt;/p&gt;
“방금은 경기 앞두고 잠 안 자는 선수를 혼내려고 하지 않았어요, 매니저님? 아주 안 재울 기세로 이러는 게 어딨어.”&lt;p&gt;&lt;/p&gt;
그렇게까지 말하자 시미즈도 드는 생각이 있었는지, 몸을 떼었다. 너무 오래 끌면 아무 것도 좋을 것이 없었다. 이러다 내년 치 생일축하까지 미리 하게 되기 전에 빨리 벽장 탈출과 잠자리로의 귀환을 생각해야 했다. 벽장문에 붙은 스가와라에게 시미즈가 말했다.&lt;p&gt;&lt;/p&gt;
“그게 되기는 하고?”&lt;p&gt;&lt;/p&gt;
스가와라의 팔이 벽장문에서 미끄러졌다.&lt;p&gt;&lt;/p&gt;
“그런 말이 있었지…. 시험에… 시험에 들지 말게 하시고,”&lt;br /&gt;
“떠보는 거 아니야, 저기…”&lt;br /&gt;
“절대 안 돼. 안돼요. 안됩니다요. 스포츠과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양심적으로도 안 돼. 안 해.”&lt;p&gt;&lt;/p&gt;
딱 잘라 쳐내면서도 신체적으로 기능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은 하지 않는 스가와라였다.&lt;p&gt;&lt;/p&gt;
“목소리 조금 작게.”&lt;br /&gt;
“키요코, 내가 좀 침착하게 말할 수 있는 주제를 골라줄래?”&lt;p&gt;&lt;/p&gt;
뾰족하게 되물으면서도 말이 끝날 때쯤 스가와라의 목소리는 다시 그럭저럭 속삭임에 가까워져 있었다.&lt;p&gt;&lt;/p&gt;
“나 진짜로 아무것도 안 가져왔단 말이야…. 내가 도쿄까지 관계없는 걸 챙겨왔음 화낼 거라고 했으면서.”&lt;p&gt;&lt;/p&gt;
그제서야 시미즈도 정신을 차린 듯&lt;p&gt;&lt;/p&gt;
“미안.”&lt;p&gt;&lt;/p&gt;
하며 사과해왔다.&lt;p&gt;&lt;/p&gt;
“미안할 거 없어.”&lt;br /&gt;
“…괜찮겠어?”&lt;br /&gt;
“…안 괜찮을 것도 없어.”&lt;p&gt;&lt;/p&gt;
‘일어나기 전에 바지는 좀 고쳐 입어야겠지만.’&lt;br /&gt;괜찮았다. 오늘이 1년에 한 번 오는 여자 친구의 생일이라도, 고교생활 3년을 바쳐 얻어낸 단 한 번의 전국대회라도, 평소대로 늘상 하던 일을 계속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행동하고 또 생각하는 편이 여러모로 나았다. 매일 해왔듯이 달리며 웜업을 하고, 친구와 시시덕대고, 저녁 먹은 뒤엔 문제풀이와 오답정리를 이른 아침엔 단순암기를 하고, 열심히 배구를 하고,&lt;br /&gt;
‘너를 사랑하고.’&lt;br /&gt;
늘 그래왔던 것처럼.&lt;p&gt;&lt;/p&gt;
&lt;p&gt;&lt;/p&gt;

화끈한 밀회로 잠이 달아났을 법도 했지만, 별것 아닌 일로 열을 내고 나니 스가와라는 잠과 안식이 고팠다. 낮에 적잖이 피곤했던 건 시미즈도 마찬가지였던지라 둘의 의견은 모였다. 일단 방이 가까운 시미즈가 먼저 나서고, 복도에서 아무도 마주치지 않고 이부자리로 돌아가는 데 성공하면 스가와라가 시간 차를 넉넉히 두고 나가기로 했다.&lt;br /&gt; 붙박이장을 나서기 전, 시미즈가 말했다.&lt;p&gt;&lt;/p&gt;
“아쉬우니까 마지막으로.”&lt;br /&gt;
“뽀뽀 한 번만?”&lt;p&gt;&lt;/p&gt;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곤 가볍게 입술을 붙이는 그녀에게, 스가와라는 다시 한번 소리 없는 축하를 보냈다. 세상에서 가장 성급하고, 가장 여리고, 또 가장 큰 마음을.&lt;p&gt;&lt;br /&gt;&lt;/p&gt;&lt;/div&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2차/HQ</category>
      <author>b1u5h_J</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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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b1u5h-j.tistory.com/27#entry27comment</comments>
      <pubDate>Sun, 6 Jan 2019 12:21:09 +0900</pubDate>
    </item>
    <item>
      <title>스가키요 앤솔로지에 참여했습니다.</title>
      <link>https://b1u5h-j.tistory.com/26</link>
      <description>&lt;p&gt;스가키요 앤솔로지 결혼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lt;a href=&quot;http://hq-sk-anthology.tistory.com/9&quot; target=&quot;_blank&quot; class=&quot;tx-link&quot;&gt;http://hq-sk-anthology.tistory.com/9&lt;/a&gt;)와&lt;br /&gt;언제까지 기다려야 해?(&lt;a href=&quot;http://hq-sk-anthology.tistory.com/17&quot; target=&quot;_blank&quot; class=&quot;tx-link&quot;&gt;http://hq-sk-anthology.tistory.com/17&lt;/a&gt;) 덕분에 썼던 글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lt;/p&gt;
&lt;p&gt;&lt;br /&gt;&lt;/p&gt;
&lt;p&gt;&lt;br /&gt;&lt;/p&gt;
&lt;p&gt;스가키요 앤솔로지 [결혼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lt;br /&gt;&lt;/p&gt;
&lt;p&gt;앤솔로지 본책에 〈 돌아오는 길〉, 결혼 테마였던 예약특전 카피북에 '결혼발표' 부분을 맡아&amp;nbsp;〈얌전한 까마귀들〉로 참여했습니다.
&lt;/p&gt;
돌아오는 길 寄り道은 책 후기란에 썼듯 윤하의 相合傘(번안곡명:한 우산 아래)라는 노래에서 소재를 가져왔습니다. 노래에서는 우산 주인이 자기가 짝사랑하는 사람을 데려다주는데 제 글에선 우산을 얻어쓴 사람이 우산 주인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정도가 다릅니다.
&lt;p&gt;&lt;/p&gt;
돌아오는 길을 쓸 때… 평생을 인구과밀지역에서 보낸 저는 카라스노 근방의 환경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는…덕후로서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쓰는 동안 구글 스트리트 뷰로 미야기 대탐험, 부록으로 카루마이 대탐험을 하며 보냈는데 원작에 나타난 것 외에 직접적으로 참고했던 지역은 미야기현 다이와쵸 인근과 리후쵸 일부로 기억합니다.
&lt;p&gt;&lt;/p&gt;
&lt;p&gt;
돌아오는 길과 얌전한 까마귀는 무제(&lt;a href=&quot;http://b1u5h-j.tistory.com/13&quot; target=&quot;_blank&quot; class=&quot;tx-link&quot;&gt;http://b1u5h-j.tistory.com/13&lt;/a&gt;), 은과 금의 당신에게로(&lt;a href=&quot;http://b1u5h-j.tistory.com/20&quot; target=&quot;_blank&quot; class=&quot;tx-link&quot;&gt;http://b1u5h-j.tistory.com/&lt;/a&gt;&lt;a href=&quot;http://b1u5h-j.tistory.com/20&quot; target=&quot;_blank&quot; class=&quot;tx-link&quot;&gt;20&lt;/a&gt;)&amp;nbsp;와 이어진다면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시간 흐름 상으론 무제-돌아오는 길--얌전한 까마귀-은과 금… 순서가 되겠네요.
&lt;/p&gt;
&lt;p&gt;&lt;/p&gt;
&lt;p&gt;
얌전한 까마귀들이라는 제목은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는 속담에서 왔습니다. 친한 동창회 멤버 안에 소리소문도 없이 커플이 있었고 둘이 결혼할 때에야 사실을 알린다면 현실적으로 주변에서 정말 서운해 할 것 같아요.
&lt;br /&gt;
다이치와 아사히는 그나마 두 사람이 사귀고 있으며 곧 결혼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야치 혼자만 두 사람이 동거를 시작한 집에 집들이 식사 초대를 받았던 거고요.
&lt;br /&gt;
타나카와 야치가 인스타 맞팔이라는 설정을 넣으면서 혼자서 엄청 즐거웠습니다.
&lt;/p&gt;
&lt;p&gt;&lt;/p&gt;
얌전한 까마귀들에 나오는 청첩장은 앤솔 전프레였던 청첩장(문구 by 앤솔멤버 룬엠님)과 같습니다. 인쇄소에서 갓 받아온 청첩장… 앤솔 특전이었던 카피북 표지의 혼인신고서, 앤솔2 특전이었던 식권 등이 전부 한국식 결혼의 소품이었죠. 그래서 이 글도 그렇게 갔습니다.
&lt;p&gt;&lt;/p&gt;
&lt;p&gt;
얌전한 까마귀는 저 혼자 '카라스노 빛의 동창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둠의 동창회'는 그 전에 썼던 너의 절반^_^ …
&lt;/p&gt;
&lt;p&gt;&lt;/p&gt;
은과 금의 당신에게로 는 신혼여행지에서 스가가 키요코에게 쓴 편지글이라는 설정이고 은혼식이나 금혼식 때 그 편지를 뜯어보라는 의미의 제목이었습니다.
&lt;br /&gt;
아무래도 결혼 자체보단 두 사람이 결혼을 해서 오래오래 잘 사는 것이 더 힘들지 않겠습니까? 평소부터 그런 생각이 강했던지라 최애커플에게 결혼을 종용(ㅋㅋㅋㅋ)하며 일말의 죄책감이 있었는데… 궁리 끝에 도출해낸 제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이 저거였습니다. 25년, 50년 뒤에도 기념일에 맞춰서 신혼여행 때의 타임캡슐을 개봉할 수 있을 정도로 둘이 사이좋기를.&lt;p&gt;&lt;/p&gt;
&lt;p&gt;&lt;br /&gt;&lt;/p&gt;
&lt;p&gt;&lt;br /&gt;&lt;/p&gt;
&lt;p&gt;스가키요 앤솔로지 2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lt;br /&gt;&lt;/p&gt;
&lt;p&gt;앤솔로지 본책에 〈민들레 해바라기〉, 메르헨 웨딩이 테마였던 예약특전 카피북에 〈빨간 모자〉로 참여했습니다.
&lt;/p&gt;
민들레 해바라기タンポポ ヒマワリ는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기 전 앤솔멤버 회의에 말씀드린 키워드가 '쌍방 짝사랑' '자존심 싸움'이었는데, 주최자님이 정말 귀여울 것 같다는 덕담을 해주셨던 게 지금도 기억납니다. 저는 처음부터 하나도 귀엽지 않은 이야기로 만들 작정이었기에… 의도치 않게 키워드 낚시가 되었나 싶어 양심이 아팠습니다.
&lt;p&gt;&lt;/p&gt;
민들레 해바라기는 시간적 배경은 2012년 11월 21일 수요일과 다음날 아침입니다. 인터넷 검색 결과 미야기 현의 고등학교는 졸업식을 3월 1일에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라는 이유로 그렇게 됐습니다.
&lt;p&gt;&lt;/p&gt;
&lt;p&gt;☞참고한 사이트&lt;br /&gt;
-일본 각지의 일출/일몰 계산기(&lt;a href=&quot;http://keisan.casio.jp/exec/system/1236677229&quot; target=&quot;_blank&quot; class=&quot;tx-link&quot;&gt;http://keisan.casio.jp/exec/system/1236677229&lt;/a&gt;), 
&lt;br /&gt;일본 각지 월출/월몰시각 계산기(&lt;a href=&quot;http://keisan.casio.jp/exec/system/1236679789&quot; target=&quot;_blank&quot; class=&quot;tx-link&quot;&gt;http://keisan.casio.jp/exec/system/1236679789&lt;/a&gt;)
&lt;br /&gt;
-미야기현에 흔한 성씨(&lt;a href=&quot;http://myoujijiten.web.fc2.com/miyagi.htm&quot; target=&quot;_blank&quot; class=&quot;tx-link&quot;&gt;http://myoujijiten.web.fc2.com/miyagi.htm&lt;/a&gt;)&lt;/p&gt;
&lt;p&gt;오리지날 캐릭터의 이름은 윗줄의 페이지에서 많이 가져왔습니다.&amp;nbsp;&lt;/p&gt;
&lt;p&gt;
카나의 모델은《부기팝은 웃지 않는다》에 나오는 카미키시로 나오코입니다. 쓰면서 히토미-쇼코-카나로 이름을 여러번 그리고 대충대충 바꿨는데 '카'미키시로 '나'오코→'카나'가 된다는 걸 앤솔로지 실물 책을 받아 제 원고를 다시 읽어본 뒤에야 깨닫고 저 혼자 소름돋아 했다는 상관없는 뒷얘기가 있습니다.
&lt;/p&gt;
&lt;p&gt;&lt;/p&gt;
분량과 시간에 쫓겨서 중간중간 내용 상의 여러 가지를 스킵했는데 4반 '미호'가 타치바나 미호인 것이 맞습니다.
&lt;br /&gt;
다이치가 같이 체육을 하면서도 스가의 작은 부상을 몰랐던 건 두 반 남학생들이 다 같이 뛰느라 필드가 와글와글한 와중에 다이치는 그 리시브력을 믿은 급우들의 추천으로 골키퍼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주십쇼…
&lt;br /&gt;
축구부 요시다는 23권 권말부록 만화에 나오는 그 요시다입니다.
&lt;p&gt;&lt;/p&gt;
빨간 모자에서 법사와 냥꾼이 이야기하는 결말들은 각각 샤를 페로 민담집에 실린 빨간 두건, 그림 형제 동화집에 실린 빨간 모자, 그림 형제 동화집 개정판에 실린 빨간 모자의 엔딩(참고한 사이트- http://www.pitt.edu/~dash/type0333.html )
그리고 다이애나 윈 존스의 책《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엔딩입니다.
&lt;br /&gt; &quot;내 생각엔 우리가 이제부터 영원히 함께 행복하게 살아야 할 것 같은데요. I think we ought to live happily ever after.&quot; 진짜 무엇이든 확실히 정하기를 싫어하는 하울다운 대사였죠. 나잇값 좀 했으면…
&lt;br /&gt;
'명궁이자 명사수, 모든 이야기에 결말을 가져오는 동화나라 제일의 해결사' 이건 소설《망량의 상자》에 나오는 작중작〈 현기증〉의 대사 「오늘밤, 나는 모든 이야기에 끝을 가져올 살인마입니다. 今晩は。私は全ての物語に終わりをもたらす、殺し屋 です」에서 따왔습니다. 양쪽 다 아무튼 terminator이고….
&lt;p&gt;&lt;/p&gt;
사실 처음 쓸 땐 좀 심각하고 긴 글이었는데 이건 좀 민폐겠다 싶어서 글을 깎고 깎아 2p 분량으로 가볍게 만들었는데, 나중에 특전 카피북 실물을 펴보니 소설을 실은 건 저뿐이고 그나마 달랑 2쪽이라 정말 펼친 그 부분만 딱 글인 게 웃기더라구요. 이런 그림이 나올줄이야ㅋㅋㅋㅋㅋㅋㅠㅠ&lt;p&gt;&lt;/p&gt;&lt;div&gt;&lt;br /&gt;&lt;/div&gt;&lt;div&gt;&lt;br /&gt;&lt;/div&gt;&lt;div&gt;&lt;br /&gt;&lt;/div&gt;&lt;div&gt;&lt;br /&gt;&lt;/div&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잡담</category>
      <author>b1u5h_J</author>
      <guid isPermaLink="true">https://b1u5h-j.tistory.com/26</g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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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14 Feb 2018 22:18:56 +0900</pubDate>
    </item>
    <item>
      <title>잔디밭 윤리위원회</title>
      <link>https://b1u5h-j.tistory.com/25</link>
      <description>&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키워드: 2차 창작, 불편러, nl gl bl, 공수,&amp;nbsp;리버스, 리버시블, 여공남수&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만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오오쿠]의 작가 요시나가 후미의 잔잔하고 경쾌한^^ 학원물 일상드라마^^ [플라워 오브 라이프]를 아십니까? 일반판으로 4권, 애장판으로 3권짜리 짧은 만화인데다 소재도 요시나가 후미 작품 중에서 무난한 편이라 추천하고 싶습니다. 재밌어요. BL만화 관심없는 분께&amp;nbsp;[더 이상 말하지 마] 같은 걸 권하지 않는&amp;nbsp;거야 당연하고, 플라워 오브 라이프는 제가 본 요시나가 작품 중에는 [사랑해야 하는 딸들] 다음으로 소재가 평범하기 때문에… 다른 작품보다 상대적으로 편한 마음으로 추천할 수 있네요.&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만화 그림을 잘 그리는 주인공 하나조노 하루타로(사쿠라기 하나미치 못잖게 대박적 이름이라고 생각...)에게 같은 반 남학생이 야한 그림을 그려달라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주인공은 남학생의 어떤 요청은 바로 기각하고 또 어떤 건 괜찮다고 받아들입니다. 예를&amp;nbsp;들면 여여커플의 에로는 되는데 근친은 안된다는 식이죠. 서글서글하면서도 자기만의 선이 확실한 주인공의 성격이 드러나는&amp;nbsp;부분으로, 작중에서 몇번 더 쓰이는데… 남자끼리의 연애는&amp;nbsp;좋지만&amp;nbsp;불륜은 안된다고도 합니다. 이것이&amp;nbsp;컷 안에서&amp;nbsp;'하나조노 윤리위원회' 라고 칭해집니다.&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이 글을 쓰려니 만화 속 그 장면이 생각났기 때문에 포스트 제목이 이리 됐습니다. 하나조노花園에서 저에게 옮겨와,&amp;nbsp;잔디밭 윤리위원회ㅋㅋㅋㅋㅋㅋ&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div&gt;이 글은 제가 2차 창작에서 다루지 못하는 소재에 대한 것입니다.&amp;nbsp;&lt;span style=&quot;font-size: 16px;&quot;&gt;'나는 이 소재를 가지고 이입해서 나의 힘으로 새 이야기를 궁리해낼 능력이 안된다'는 차원의 언급이지 '이거 지뢰다 싫다' 는 뜻이 아닙니다. 다른 창작물에 나올 때는 아 이 소재를 이런 느낌으로 쌓아올렸구나 하며 별 생각없이 보곤 합니다. 좀 더 비판적 읽기를 해야하지 않나 싶기도 한데 원작도 아닌 2차보면서 피곤해지기 싫고…&amp;nbsp;퍼져 살고 있습니다.&lt;/span&gt;&lt;/div&gt;&lt;div&gt;&lt;span style=&quot;font-size: 16px;&quot;&gt;&lt;br /&gt;&lt;/span&gt;&lt;/div&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일단 저는 남녀 로맨스가 제일 좋긴 한데&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 &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 font-size: 16px; margin-left: 2em;&quot;&gt;-하지만 체구 작은 여자가 체구 큰 남자에게 일방적인 성적 혹사를 당하는 내용은 못 만듭니다. (이게&amp;nbsp;로맨스 장르의 왕도 흥행공식과 교집합이 있던데 저는 그래서 자꾸 마이너로 파고들게 되나봅니다.)&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 &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 font-size: 16px; margin-left: 2em;&quot;&gt;-두 사람의 계급, 능력,&amp;nbsp;지위 등이&amp;nbsp;많이 차이나는 가운데 불리한 사람이 유리한 사람에게 휘둘리기만 하는 내용 못 만듭니다.&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남녀를 제일 좋아하긴 하는데 남남도 좋고&lt;span style=&quot;font-size: 16px;&quot;&gt; &lt;/span&gt;&lt;span style=&quot;font-size: 16px;&quot;&gt;여여도 좋고 소재도 웬간한 거 다 괜찮은데&lt;/span&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 &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 font-size: 16px; margin-left: 2em;&quot;&gt;-나이 차 많이 나는 커플에서 나이 많은 쪽이 우위를 잡고&amp;nbsp;지배하거나 먼저 성적인 강요를 하는&amp;nbsp;내용은 못 만듭니다. (특히 어린 쪽이 미성년이라면 더)&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 &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 font-size: 16px; margin-left: 2em;&quot;&gt;-가족애가 존재하는 사이에서의 3촌 내 근친간의&amp;nbsp;성애는 못만듭니다. (아마 노력해서 만들어도 허접할 것) 오빠/여동생의 근친성애는 두 캐릭터가&amp;nbsp;혈연이 있든 없든 반만 있든 뭐든 간에 못만듭니다.&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 &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 font-size: 16px; margin-left: 2em;&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남여여 여남여 남여남 남남여 지옥같은 삼각관계 전쟁같은 삼각관계 정전협정 이후같은 삼각관계 다&amp;nbsp;좋아합니다.&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 &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 font-size: 16px; margin-left: 2em;&quot;&gt;-하지만 삼각관계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거나, 지위가 낮거나, 신체적 능력이&amp;nbsp;뒤처지거나, 가장 늦게 관계에 합류했거나 하는 등으로 불리함을 짊어지고 있는 캐릭터가 혼자 가장 무거운 고뇌를 떠안고 있는 이야기는 못만듭니다. 보통은 제일 조건이 좋거나&amp;nbsp;상황에 대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캐릭터가 가장&amp;nbsp;힘들어&amp;nbsp;하는 내용으로 만들곤&amp;nbsp;합니다.&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딱&amp;nbsp;보면 아시겠지만 저의 이 3인 로맨스 모델은 오덕세계에서 남녀 / 남남 / 여여 어느 진영에도 가서 비빌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남녀 로맨스 좋아하는 분들이 찬성표를&amp;nbsp;주시는 남녀남은 여1을 두고 남1과 남2가 겨루는 내용이거나 남1과&amp;nbsp;커플인 여1을 호시탐탐노리는 남2 구도가 많은데 저는 남1과 여1, 여1과 남2 못지 않게&amp;nbsp;남1과 남2 사이도 확실한 러브여야하는 그런 병입니다. 이건&amp;nbsp;&lt;span style=&quot;font-size: 16px;&quot;&gt;바이섹슈&lt;/span&gt;&lt;span style=&quot;font-size: 16px;&quot;&gt;얼보단 폴리아모리 쪽이 문제기도 하고…&lt;/span&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그런데 이런 얘기를 여기 남기는 게 좀 헛질같은 것이, 저는 이 나이 먹도록 이 바닥의 기본 중 기본인 공수를 모르겠거든요. /멍청&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같이 중요하게 여기긴 하는데&amp;nbsp;본질적으로는 이해를 못하고서 대충 어~ 이 정도의~ 느낌을 말하나보다~~ 하고 있는 동안 삼백년의 세월이 흘렀다 싶은 그런 상태입니다&amp;nbsp;&amp;nbsp;저는 다른 사람이 '이 캐릭터가 **한 수라니&amp;nbsp;미쳤어? **하고 **한 얘는 당연히 공이지!' 이런 말을 할 때… 그 기분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전달이 되도록 정리해서 쓰자면, 저는 공-수 위치보다 캐릭터 해석에 집중이 몰리는 타입입니다.&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2차 창작이라는 매력적인 새 무대에 원작에서 보여준 요소들을 어떻게 절묘하게 짜넣었는지, 그래서 로맨스의 주인공인 두 캐릭터의 관계성은 어떻게 풍부해지는지 보는 게 좋아요. 물론 논커플링 창작물 경우도요.&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아무튼 위와 같은 흐름에서… 제가 쓴 스가키요는 늘 스가키요인 만큼 키요스가이기도 합니다. 유희왕 유아키는 지금 떠올려보면 이건 유아키보단 아키유가 아니었나 싶은&amp;nbsp;글이 더 많았어요.&amp;nbsp;그런 식으로… 저한테 공수는 아무래도 좋고, 그보다는 캐릭터 해석이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어떤 글에서 한 커플을 '마왕과 그 오른팔' 구도로 다뤘는데 다른 분이&amp;nbsp;그 글에 대해&amp;nbsp;그건 좋은 '왕자와 마을처녀' 였다고 하신다면 저는 좀 어리둥절하겠지요.&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공수가 중요하지 않은 건 니가 파는 커플링은 누가 누구한테 박느냐(…)가&amp;nbsp;변할 수&amp;nbsp;없는 남녀커플이니까 그런 거 아니냐는 말들이 왕왕 있습니다만 그러면 '삽입' 섹스를 전제로 한 육체적 성애관계를 상정하지 않고 커플링 미는 사람은 다 리버시블이냐, 그건&amp;nbsp;아니지 않습니까? '공수'라는 캐해석엔 성교 시의 포지션만 달려있지 않고요.&amp;nbsp;인간은 플러그가 아니잖아요.&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야오이적 공-수 관계의 구도가 현실세계에서 흔히 보이는 남-녀 구도의 레플리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건&amp;nbsp;아닙니다…&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공수 구도에 '삽입' 섹스가 다가 아니긴 하지만 그게 아무&amp;nbsp;의미가 없어지는 건 아니잖습니까? …'삽입'섹스라고 따옴표 달아서&amp;nbsp;이 단어를 서투른 조어 취급하고 있는 제&amp;nbsp;성의를 알아주세요. 성행위의 기본이자 그 자체로 간주되고 있는 그것이 남근중심적이고 이성애 위주의 행위인건 맞잖아요. 번식은 물론이고….)&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전에 어떤 유명한 디자이너가 남자들도 삽입을 경험해보고 그 부자유를 통감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 들었는데 저도 기사&amp;nbsp;보고서 아, 그러고보니 그렇네, 했어요. 그 말대로라고 생각합니다. 삽입은 아무 값도 가지고 있지 않은 행위가 아니고 &lt;span style=&quot;font-size: 16px;&quot;&gt;분명히 It does matter 인 일이라고요&lt;/span&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그리고 얘기한 김에 덧붙이자면…&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저는 '여공남수'라는 표현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공은 공격적-적극적-수컷-남자역이고 수는 수비적-수동적-암컷-여자역이라는 편견을 뒤집으려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은 그 버려야 할 패러다임을 그대로 덮어쓰고 있지 않습니까?&amp;nbsp;&lt;span style=&quot;font-size: 16px;&quot;&gt;굉장히 기만적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역 강간' '역 하렘' 수준으로. 생각해보니 '여공남수'는 &lt;/span&gt;&lt;span style=&quot;font-size: 16px;&quot;&gt;'연상연하 커플' 이라는 말과 더 비슷하겠네요.&lt;/span&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그 외에는, 제가 느끼기에 과도하게 부조리한 상황이나 불행만을 위한 불행 설정이 있겠네요. 그런 설정으로 인해 얻어지는 카타르시스도 있겠지만 저는 제가 덕질하면서 스트레스 안받는 게 더 중요합니다.&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lt;br /&gt;&lt;/div&gt;&lt;div style=&quot;font-family:&amp;quot;Helvetica Neue&amp;quot;, Arial, sans, sans-serif;font-size:16px;&quot;&gt;맨 처음에 밝혔다시피 이 글은 창작자로서 저의 무능함에 대한 글입니다. 이 포스팅을 보고 드신 감상이나&amp;nbsp;의견 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lt;/div&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잡담</category>
      <author>b1u5h_J</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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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23 Aug 2017 22:59:5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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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배큐 보면서 불편했던 것 이야기</title>
      <link>https://b1u5h-j.tistory.com/23</link>
      <description>&lt;div&gt;키워드: 여성 혐오, 외국인 혐오, 캐릭터 해석&lt;/div&gt;&lt;div&gt;&lt;br /&gt;&lt;/div&gt;&lt;div&gt;&lt;br /&gt;&lt;/div&gt;&lt;div&gt;&lt;br /&gt;&lt;/div&gt;저는 남들보다 불편한 게 많은 사람일지 모릅니다. 프로는 아니고 아마추어 불편러 정도.. 그리고 이 많은 불편함과 부조리를 체화한 채로 생활하고 덕질하고 있습니다.&lt;p&gt;&lt;/p&gt;
&lt;p&gt;&lt;/p&gt;

우선 생각나는 대로 리에프 얘기를&lt;p&gt;&lt;/p&gt;
혼혈..이라는 말도 저는 불편하게 느껴져서 영 쓰기싫은데 아무튼 리에프는 엄마 아빠 두 사람 중 한 명은 일본사람 한 명은 러시아 사람이라고 합니다. 혼혈, 하프라는 짧은 말을 쓰기 싫어하면 이렇게 문장이 길어지네요. 혼혈.. 혼혈이란 말의 정체는 어디있을까요. 러시아 하프, 라고 하는 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일본과 일본인 기준에서 그렇게 부를 수 있는 거고 한국인인 제 입장에선 일본과 러시아 모두 외국인것을요.&lt;br /&gt;
리에프는 나고 자란 일본의 대다수 사람과 외모가 다르지요. 머리카락과 눈색도 하이큐라는 작품 전체에서 표현되는 사람 캐릭터(일본인)들 다수와는 조금 다른 색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에 벌써 키가 190cm가 넘고 팔다리가 긴 체형이라(서 배구하기에 유리하다)는 묘사가 작중에 나오고요. 히나타는 리에프와의 첫만남 때 러시아 어로 인사를 해야한다고 생각해 허둥거립니다. 히나타야 모두 알듯이 명석하거나 생각이 깊지는 않지만 반응이 크고 매사에 적극적이며 솔직한 캐릭터입니다.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러운 흐름인데, 글쎄요...리에프는 히나타에게 대답합니다. 일본에서 나고 자라서 러시아 어는 못한다고.&lt;br /&gt;
리에프의 정체성은 순수 일본인이라고 리에프 본인이 아닌 제가 딱 잘라 말할 수야 없지만 러시아 인보다는 일본인에 훨씬 가까울 거라 생각합니다. 주변과 다른 외모때문에 첫대면에서 일본어로 소통할 수 없는 사람 취급을 받지만요.&lt;br /&gt;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한국은 다인종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인종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기막힌 말이 기막히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선에서,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사람이라 외모가 튀는 너는 나와-다수의 우리와 다른 것이고 다른 취급을 받아야한다 는 타자화를 느꼈습니다.&lt;br /&gt;
22권에서 경기 중에 상대편 응원석의 누군가가 리에프를 두고 외국인(ガイジン)이 있는 건 치사하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에서도 저는 같은 불편함과 애석함을 느꼈습니다.&lt;p&gt;&lt;/p&gt;

누군가를 어느 나라 사람이라고 말하는 기준은 국적인가요? 혈통인가요? 피가 섞였다는 것은 어떤 기준인가요? 인종의 구분은 황인 백인 흑인의 세 가지인가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잘 모르겠어서 되도록이면 사람들 각자가 바라는 대로 그 사람을 대하고 싶을 뿐입니다.&lt;p&gt;&lt;/p&gt;

(오덕스럽게 다가가자면..배구 선수치고는, 또 미들블로커치고는 키가 많이 작은 히나타에게 &quot;너 진짜 작구나 하지만 넌 가볍게 이쯤까지 뛰잖아 나는 그보다 더 높이 닿지만&quot; 하고 말하고, 3학년 선배인 야쿠에게 &quot;(히나타를 꼬마라고 부르다니)선배랑 히나타는 키 차이도 별로 안나잖아요&quot;하고 말했다가 키 이야기로 건드려선 안된다는 야쿠에게 돌려차기를 맞고, 22권에서는 공식전에서 별 활약을 못한 뒤에 &quot;우리는 팀워크가 장점인 팀이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주장인 쿠로오에게 너 그거 알고는 있었냐는 말을 듣고...) 일단 [[[내]]]가 많이 득점하고 활약해서 관중석의 환호를 받고 싶다&quot; 고 하는 리에프의 그런 주저없음과 뻔뻔함이 남들이 '외국사람' 취급해도 1도 개의치않는 태도와 일맥상통하는 일관된 캐릭터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느낍니다.)&lt;p&gt;&lt;/p&gt;
&lt;p&gt;&lt;/p&gt;

그리고 이런 글을 쓰게 된 이유인 여성혐오=미소지니, 여성을 대상으로 한 멸시와 폄하, 성적 대상화, 타자화, 몰이해 관련으로 불편했던 점들을 써봅니다.&lt;p&gt;&lt;/p&gt;

우선 타나카와 니시노야의 키요코 선배 숭배에 대해서.&lt;br /&gt;
권말부록 중에 이 문제에 대해 좋은 결론을 내준 번외편이 있었죠. 시미즈 선배가 짐 나르는 걸 도우면서 나란히 걷고 말을 나누었다는 이유로 타나카와 니시노야에게 붙들린 엔노시타가 그냥 평범하게 대하면 된다고. &quot;우선 도게자는 절대 하지 마.&quot;&lt;p&gt;&lt;/p&gt;

타나카와 니시노야가 시미즈에게 경칭과 경어를 쓰고 추종하는 태도를 보이고 바깥의 위해로부터 보호하려 하는데 이게 왜 여혐이냐고 하시는 분 혹시 계세요?&lt;br /&gt;
뭐 욕하고 깔보고 때리며 착취하는 것보단 낫습니다. 기막히게도 우리 현실은 이것만 면할 수 있어도 감사감사니까요.&lt;p&gt;&lt;/p&gt;

하지만 얘네는... 제가 류랑 유를 사랑하지만...&lt;p&gt;&lt;/p&gt;

얘넨 좋게 말해 유난이고 쉽게 말해 꼴값이며 이것보다 더 나쁘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lt;br /&gt;
키요코 선배 오늘도 아름다우십니다 하고 말하고 시미즈가 무시하니까(또 오덕답게 캐해석 들어가자면,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난감해서+대답할 가치를 못느껴서 무시하는 거죠 당연하지 않습니까 저런 말에..) 쌩무시해주시니 흥분된다고 말하고, 당신을 겁나게 추종한다고 외치면서 여자선배한테 달려들었다가 따귀를 맞고, 그렇게 뺨을 맞은 노야를 류와 토라가 스승님이라며 존경하고, 상대팀이 3학년 선배인 여학생 매니저에게 경기 내용에 대한 훈계를 듣자 그게 부러운 듯이 우리도 되도록 멸시하는 말로 혼내달라고 합니다. 저급(..하다고 여겨지곤 하는 단어...그래봤자 엉덩이인데? 우리들 대부분 엉덩이는 가지고 있는데 굳이? 왜?)한 단어를 입에 올리자 그걸 들었다고 뭐 특별한 자극이나 포상이라도 받은 것처럼 반응하고요. 潔子さんのお口から'尻'頂きました! ...아 최악이죠.&lt;p&gt;&lt;/p&gt;

저도 이 장면들이 웃기..긴 합니다. 큰 동작으로 오버하며 달려드는 액션이 우스꽝스럽고 시미즈에게 한 방에 내쳐지는 결말은 그 큰 액션에 비해 하찮잖아요. 하지만 그 이상으로 불편하고 얘넨 왜 저러나 싶습니다. 시미즈가 흔들림없이 쳐내고 있(는 걸로 보이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거지 그러니까 전부 괜찮아 하고 우리 모두 맘 놓고 즐기며 태연하게 넘길 건 못됩니다.&lt;p&gt;&lt;/p&gt;

시미즈 키요코라는 개인은 카라스노 남자배구부의 매니저로서 팀에 속해있고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를 서포트합니다. 시미즈는 작품 속에서 그 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lt;br /&gt;
타나카와 니시노야(그리고 야마모토)가 시미즈의 자유로운 언행에 대해 자기하고 싶은대로 해석하고 반응하고 또 요구하는 대로 시미즈가 그들을 무시, 멸시, 질책, 체벌해줄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이건 일방적으로 사도-마조히즘적 뉘앙스의 롤플레이를 바라며 들이대는 거 잖아요?&lt;br /&gt;
그래, 사람이 흥분할 수 있습니다. 그건 자연스러운 거고 그럴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성적인 대상이 되고 싶은 의사를 1그램만큼도 표현하지 않은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네 행동때문에 흥분된다고 굳이 입을 열어서 말하는 거 그냥 변태고.. 징그러워요.&lt;br /&gt;
후배 남학생의 환상을 채워줄만한 아름다운 외모의, 쿨하게 보이는 행동의 여학생이라고 해서 남학생에게 일방적인 망상의 대상이 되고 그런 어필을 끊임없이 받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충분히 감수할 수 있고 감수해야 하는 일이 아닙니다. 누가 됐든지간에요. 그런 건 얘네들이 작품 안에서 쉽게,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바랄 게 아닙니다. 누군가를 인격을 가진 주체로 존중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얘넨 정말 잘못 배웠어요. 저도 가정과 학교와 사회로부터 잘못 배운 게 많지만 이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가볍게 인사처럼 할 말이 절대 아닌데 어쩌면 그렇게 가볍게 말하는지.&lt;div&gt;&lt;span style=&quot;font-size: 13px;&quot;&gt;&lt;br /&gt;&lt;/span&gt;&lt;p&gt;&lt;/p&gt;

그리고 작품 내에서 이루어지는 여성에 대한 지나친 성적 대상화도 저는 불편하게 느낍니다.&lt;br /&gt;
본작은 고등부 남자 경기가 소재인 만큼 남학생들의 운동하는 신체를 열심히 보여주는 작품이죠. 하지만 작품의 주요소재인 배구를 하는 장면이 아예 없거나 있어도 적은 여성캐릭터가 등장할 때에 유독 전신 샷이(애니에선 세로로 흝는 샷이) 많다고 느낍니다. 미형인, 여성캐릭터의, 신체를, 전시하는, 연출이 저는 불편합니다.&lt;p&gt;&lt;/p&gt;

애니메이션에선 매니저 시미즈의 등장이 만화원작하고는 좀 다르지요. 만화에선 히나타와 카게야마가 시미즈를 처음 보는 장면이 아마 3대3 경기를 하던 날인데 애니에선 그 이전에 체육관에서 쫓겨났을 때 문 앞에 서있다가 시미즈에게 비켜달라는 말을 듣는 장면입니다. 거기서 시미즈의 엉덩이와 가슴과 얼굴을 효과음에 맞춰서 클로즈업하던... 그런 거 말이죠. 이성애자 남성 기준에 맞는, 여성캐릭터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한, 캐릭터의 개성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수단조차 아닌, 스토리에 아무 영향도 없는, 섹스어필. 이건 뭐고 왜 하는 거죠?&lt;br /&gt;
그 외에도 이런 장면은 꽤 있습니다. 경기를 마친 동생에게 달려오는 타나카 사에코의 가슴이 쓸데없이 유난히 흔들리거나 뭐 그런 거요... 일본 애니메이션에 당연하게 나오는 서비스 씬. 이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누굴 위해서 제공되는 것입니까? 어쩌다 이게 매체에서 당연하게 등장하는 대중적인 코드가 되었습니까? 이걸 통해서 우리가 당연하게 대상화 타자화하고 인격을 분리한 단순한 기호로서 받아들이는 것은? 바로 여성 그 자체고 여성의 몸입니다.&lt;br /&gt;
남성 캐릭터의 신체를 부위별로 쪼개서 제공하는 연출은 이것만큼 빈번하고, 집요하고, 캐릭터 본인의 개성과 주체성을 삭제한 채로 이루어집니까? 그것이 캐릭터 본인의 의지나 목적과 연관이 있습니까? 여캐가 섹시하게 느껴진 장면과 남캐가 섹시하게 느껴진 장면은 두 장면 모두가 작품 속에서 충분한 맥락을 가진 채 묘사되나요? 그 장면들은 작품 내에서 동등한 가치를 가집니까?&lt;br /&gt;&lt;p&gt;&lt;/p&gt;

물론 저는 예쁜 걸 보면 좋아하고, 하이큐 그림을 좋아하고, 하이큐 캐릭터들이 예쁘게 나오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다른 모든 매체에서 그렇듯이, 여성 캐릭터를 멋지고 이상적이라고 느끼게 하는 요소들은 남성 캐릭터들이 누리는 풍부한 개성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로 몰개성적입니다. 가느다란 팔다리 그런데도 멋지게 부풀어올라있는 가슴 부드러운 얼굴선 섬세하고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그런 거요. 그런 의미에서..여성이 미형으로 여겨지게 하는 숨막히고 빡센 많은 조건을 각종 매체에서 나열하고 재생산하고 대중에게 강요하는 게 불편합니다.&lt;br /&gt;
(좀 다른 말이겠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못생기게 그리는 그림이 편한 건 아닙니다. 못생기게 그려놓고서 그걸 웃기고 가볍고 초라하고, 괴롭히거나 괴로워해도 괜찮은 그런 존재로 만드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거든요. 사실 남캐든 여캐든 누구든 외모 하나로 인격을 평가하고 역할을 부여하는 게 불합리한 일이죠..&lt;br /&gt;
그냥 여성캐릭터들이 남성 캐릭터들 평균만큼만 외모의 선택지가 많고 또 거기에 상관없이 멋지거나 우습거나 캐릭터로서 충실했으면 좋겠습니다.)&lt;br /&gt;&lt;p&gt;&lt;/p&gt;

얼개없이 생각나는 대로 아무 말이나 써서 다 무너지고 있다는 생각이 슬슬 드는데요... 일단 계속 쓰겠습니다.&lt;p&gt;&lt;/p&gt;

타나카와 니시노야의 그 기믹에 관련해 얘기 더 하지요. 얘네는 키요코 선배에게 접근하려는 남자놈들을 무지 경계하는데... 시미즈가 알아서 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나서서 캬르릉거리는 거 참 이상한 거죠. 다른 남자놈들이 키요코 선배에게 접근하는 것은 막아야 할 불경한 일이고 본인들이 키요코 선배에게 저를 혼내주십시오 때려주십시오 하는 것은 괜찮은가 싶습니다. &quot;좋은 외모&quot; &quot;적절한 코드&quot;를 가진 &quot;여자&quot;라는 게 제일 중요하고 나머지는 상관없어하는 건 양자 동일하지 않습니까. 저는 지금 모르는 사이인 키요코에게 말을 걸고 싶어하고 실제로 말을 걸었던 남성캐릭터들도 같이 까고 있습니다. 시미즈가 곤란해하는데도 계속 달라붙고 시미즈의 갈 길을 몸으로 막으면서 전화번호를 달라고 조르던 테루시마도요. 재밌는 애고 매력적인 캐릭터고, 그 장면은 전개에 유효했지만 그건 절대 잘한 일이 아니지요.&lt;p&gt;&lt;/p&gt;
그리고 시미즈도 그렇습니다. 왜 시미즈는 나타나기만 하면 남들이 예쁘다고 수군대고 남학생들이 헌팅하러 나서며 버릇없는 후배들을 무시하기만 하는 선에서 냅두고 테루시마가 끈질기게 달라붙을 때는 쩔쩔매다가 주인공인 히나타가 나타나서 주의를 환기시켜야 할까요. 저는 아 나의 키요코는 그렇지 않아 그것만이 아니다 오덕오덕! 하고 외칠 수 있지만 동시에 이렇게 소극적이고 매력적이고 '여자답게'만 이용되는 장면의 반복이 불편하며, 이것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lt;br /&gt;
그리고 여캐중에서 시미즈만 이렇게 '여자다운' 특성 안에서만 이용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왜 보편적인 여자애는 예쁘장하고 얌전하고 성실하고 소극적인 걸까요? 왜 이들의 보편의 범위는 남자아이보다 좁은 걸까요? 왜 단점이나 악덕을 가진 여성 캐릭터는 똑같은 성질을 가진 남자캐릭터보다 더 나쁘거나 한심하거나 나약하게 여겨질까요? 그러면서도 결정적인 데에서는 남성 캐릭터보다 신체나 정신이 약해서 멋진 남성캐릭터에게 보호받거나 충고받거나 가르침 받아야하는 역할을 맡나요? 오이카와를 응원하러온 여자들, 동생을 응원하러 온 사에코와 차석 매니저 야치는 관중석에서 배구잘알 OB오빠들의 콤비네이션 해설을 듣지요. 갤러리의 해설은 경기, 경연이 나오는 만화에서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해주는 필수적 요소지만 여기서도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이지 못한 역할로만 이용되는 방식은 반복됩니다. 이 역시 저는 기껍지 않게 느끼고, 식상하며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lt;br /&gt;아 제 최애커플도 그렇습니다. 스가x키요. 전에도 트윗으로 했던 얘기인데요. 저는 2차를 떠나 작중에 한정지어서는 이 둘이 개중엔 좀 거리감이 덜한가보다 하는 정도였는데... 20권에서 경기에 투입되어 긴장한 스가와라의 차가워진 손을 시미즈가 잡고 따뜻하게 해주니까 스가와라가 대뜸 결혼 운운하지 않겠습니까. 2차 창작으로 이 둘의 연애관계를 짜내는 걸 취미 삼는 제 입장에서는(당연히 제 2차 창작은 어느 정도 '빻타지'입니다. 즐겁지만 괴롭습니다.) 이 사건에서 뽑아낼 수 있는 관계성과 감정선이 늘어난 거긴한데.. 카라스노 3학년들, 또 그 중에서도 대화 씬이 많던 스가는 그래도 시미즈를 어느 정도 대등하게 친구로 여겨주리란 환상이 있었거든요. '여자'만을 앞세우지 않고. 그런데 손 한 번 잡았다고 그런 소리가 팅그러져 나올 줄이야. 일방적으로 배신감 느꼈습니다.&lt;br /&gt;
아니 뭐 그럴 수도 있지요. 여자인 야치도 시미즈의 미모에 홀려 임시 매니저가 됐고, 손 잡혔다고 만남에서 결혼까지 망상이 뻗어나갈 수도 있고, 잘 모르면 잘 아는 사람한테 설명들을 수 있는 건데.. 비중도 적은 여성 캐릭터를 이런 방식으로만 반복해서 사용하는 게 별로고 명백히 치우쳐져 있다 느끼게 된다는 말입니다.&lt;p&gt;&lt;/p&gt;

이 작품이 여성상과 여성성에 대한 케케묵은 환상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은 유효합니다. 너무 하고 싶은 말을 막 써놔서 제대로 전해질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해왔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제가 위에서 씨부린 모든 말들과 같은 맥락이지요.&lt;p&gt;&lt;/p&gt;

인간의 기본값은 남자 (사람=남자, 여자=여자)&lt;br /&gt;
라는, 이 세상이 가진 질 떨어지는 확신의 반복입니다. (이 '사람'에는 '여자가 아닌 남자이며 장애가 없고 여자를 성적인 대상으로 욕망하고 있는~' 등등의 긴 말이 생략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다수-라고 많이들 여기는-집단만을 대변하는 이런 말은 거기 속하지 않는 것으로 치부되는 많은 소수성과 그 소수성을 가진 사람 개개인을 무시하고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만듭니다.)&lt;br /&gt;
경쟁과 쟁취의 주역은 늘 남성 인간이고 여성은 주체가 될 수 없는 채로 보조적인 역에 머무릅니다. 스포츠 경기의 진짜배기는 남자부 경기이며 여자가 그 주류 판에 낄 기회는 돌봄이나 응원이나 관상용 등의 보조역으로서뿐입니다. 하지만 관리, 감독같은 권위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역할은 물론 남자의 것이죠.&lt;br /&gt;
시미즈, 야치는 자기 의사로 남자배구부의 여자 매니저가 되었습니다. 다른 학교의 여자 매니저들도 멋져보이고요. 이들은 확실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고 팀의 일원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자 운동부에 여자 매니저가 있는 것을 저는 왜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걸까요? 왜 이 모든 것이 작품 속에서 당연한 요소가 되어있을까요.. 현실에 기반해있는 그 지점들부터가 문제이고 불균형이고 앞으로 모두가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男前? 女々しい? 남자답게, 계집애같이. 낡은 형용 관용어 장치 클리셰 전부 다요.&lt;br /&gt;&lt;p&gt;&lt;/p&gt;

+쓰려다 까먹은 것이 있습니다.&lt;br /&gt;
&quot;집에 가서 제대로 된 밥을 먹어.&quot;&lt;br /&gt;
당연하고 따스한 말입니다. 하지만, 집에 가면 반드시 깨끗하고 영양균형이 좋은 밥과 반찬이 있는 법인가요? 저희 집은 아닙니다... 운동부 남자애를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건 누군가요? 장을 봐오고 요리를 하고 밥을 차리는 것은 누군가요? 설거지는 누가 하나요?&lt;br /&gt;
이 말은 집에서 가사노동을 전담하는 어머니, 그것도 아주 유능하고 자녀에게 헌신적인 어머니가 있을 것을 전제로 한 말입니다. 아니면 집에 돈이 꽤 많아서 그에 상응하는 상품과 노동을 불편없이 제공받을 수 있던지요. 이것 또한 명백한 미소지니이고, 안온하며 거대한 부조리입니다.&lt;br /&gt;
일전에 봤던 트윗이 생각납니다. 일본 학교에서 학생들의 어머니에게 공산품 준비물 가방은 절대 안되고 아이가 어머니가 손수 만든 소박한 가방을 들고다니게 하라고 지시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다 큰 어른이고 사회성원이며 어엿한 경제인구인 학생들의 어머니가 가사노동만 하며 그 누가 되었든 요리 빨래 청소 바느질 아이돌보기 등 '여자다운' 일에만 열중하고 직접 준비물가방도 손바느질로 만들어주다니 그게 어디가 소박한지 모르겠습니다. 끝내주는 인력낭비이고 가부장제 최고의 사치인데요.&lt;br /&gt;&lt;p&gt;&lt;/p&gt;&lt;/div&gt;&lt;p&gt;&lt;br /&gt;&lt;/p&gt;&lt;p&gt;
++이상이 위 글을 썼던 작년 9월까지의 불편한 부분들이었고 그새 좀 늘었ㅋㅋㅋㅋ습니다...
21, 22, 25권 권말부록으로 실린 번외편과 공식트위터로&amp;nbsp;공개되는 작가친필 보너스낙서가 그것입니다. 권말번외편에 대해선 나중에 시간을 들여서 단행본을 보며 자세히 쓰고 싶고요, 친필낙서... 카라스노 1학년들이 코타츠에 모여 앉아있고 사람이 점점 불어나는 신년인사 그림 시리즈 기억나시나요? 츠키시마가 티비에서 하는 개그를 보며 풋&amp;nbsp;하고 웃는고 있는데, 그 개그라는 거 내용이 &quot;여자 스커트는 짧을 수록 좋다~&quot; 이런 거더라구요... 영화 '크로우스 앤젤스' 번외편에서 야치에게 빈유도 일부 취향인 사람이 있다고 히죽대며 말하던 츠키시마와 뭔가 일관되는 캐릭터성을 발견한 것 같고 나의 츳키는 그러지 않아라고 외치고 싶어지고 그랬습니다.&lt;/p&gt;</description>
      <category>잡담</category>
      <author>b1u5h_J</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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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14 Apr 2017 20:08:09 +0900</pubDate>
    </item>
    <item>
      <title>망량을 달래는 법</title>
      <link>https://b1u5h-j.tistory.com/21</link>
      <description>&lt;p&gt;하이큐 카게히나&lt;br /&gt;2017년 1월&lt;/p&gt;&lt;p&gt;-리퀘 (커플링, 소재 제공: 태자 님)&lt;br /&gt;-원작 기반, 대학생이 된 시점, 연인 사이인 두 사람&lt;br /&gt;-국가대표가 된 카게야마 &lt;/p&gt;&lt;p&gt;&amp;nbsp;&lt;/p&gt;&lt;p&gt;&amp;nbsp;&lt;/p&gt;&lt;p&gt;
공항이 가까운 이 거리에선 뜨고 내리는 비행기의 굉음이 몇 분에 한 번씩 뒷덜미가 오싹해지게 한다. 평소엔 놀랄 일이 있어도 크게 반응하지 않던 토비오조차 소리에 진동까지 함께 다가오는 이 자극에는 움찔하며 명백히 기분 나쁜 기색을 보였다. 하물며 앉아있는 곳은 4층짜리 빌딩의 1층 카페에 딸린 야외 테라스. 테이블에 고정된 파라솔의 하얀 대가 굉음과 함께 들들 떨려오는 것을 토비오가 불만스런 표정으로 바라본다.&lt;br /&gt;그리고, 쇼요는 그때마다 고개를 뒤로 꺾어 하늘을 올려보았다.&lt;br /&gt;
토비오는 내심 그 모습이 꼭 자신에게만 들리는 호각 소리에 귀를 쫑긋하는 강아지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퉁명스럽게 한마디를 던졌다.&lt;/p&gt;

&quot;질리지도 않냐.&quot;&lt;p&gt;&lt;/p&gt;

쇼요는 미간을 찌그러트렸다.&lt;br /&gt;
주문한 음료는 순식간에 다 빨아 마시고 컵 바닥에다 요란하게 빨대 소리나 울려대던 놈에게 이런 소리를 듣다니, 별로 세울 생각도 없던 자존심이 다 상하는 기분이었다. 반응할 가치를 느끼지 못했다는 표시로 근엄하게 고개를 세운 쇼요는 다시 빌딩 숲 사이로 사라져가는 비행기의 꼬리로 시선을 올렸다. 지나가며 내는 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릴 정도로 가깝다. 비행기는 그 아랫면의 구조가 하나하나 눈에 들어올 정도로 커다랗게 보였다. 그러고 보면 비행기라는 것은 늘 위나 옆에서 본 모습으로 사진 찍히거나 그려지곤 했던 것 같다. 그런 것의 아래를 이렇게 맨눈으로 선명하게 바라보는 것이 쇼요는 꽤 신기한 기분이었다. 깊지 않은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아서 항해하는 배를 올려본다면 이런 기분일까.&lt;p&gt;&lt;/p&gt;

&quot;너, 비행기 타본 적 없던가?&quot;&lt;p&gt;&lt;/p&gt;

쇼요가 말을 않고 있자 이 둔한 녀석은 기어코 한 술을 더 뜬다. 쇼요는 결국 발끈해서 큰 소리로 대꾸하고 말았다.&lt;p&gt;&lt;/p&gt;

&quot;타봤거든? 삼촌 결혼식 갈 때 타봤거든!&quot;&lt;p&gt;&lt;/p&gt;

정말이지, 눈치라곤 하나도 없는 연인이다.&lt;p&gt;&lt;/p&gt;

몇 번이고 오가는 비행기 소리를 들으며 시계를 흘끗대다 보니, 쇼요는 비행기가 대충 얼마 간격으로 머리 위를 지나쳐가는지 알게 되었다. 낮게 나는 비행기의 바닥을 몇 번째로 올려보는지를 세려 하지 않아도 머리는 저절로 기억한다. 그러면 또 어느샌가 원치 않는 곱하기가 이루어지고, 알고 싶지 않아도 알아버리고 만다… 두 사람이 만난 때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카게야마 토비오가 비행시간에 늦지 않게 일어나야만 하는 시각까지는 또 얼마나 남았는지, 안 그래도 얼마 되지 않는 그 짧은 시간이 마주 앉은 이 자리에서 얼마나 줄어들고 있는지를. 정확하게.&lt;br /&gt;
쇼요가 토비오를 공항까지 바래다주는 것인지, 토비오가 공항까지 가는 길에 쇼요를 만나러 시간을 낸 것인지 알 수 없는 이 자리는 이 낯선 도회의 거리에서 각자 한 잔씩 시킨 음료를 다 마시고, 일어나면, 끝이다. 그러고 나면 카게야마 토비오는 전일본대표 남자배구팀의 세터로서 일본을 떠나고, 히나타 쇼요는&lt;br /&gt;
…이곳에 남아, 계절학기 수업을 듣는다.&lt;p&gt;&lt;/p&gt;

토비오가 단번에 비워버린 음료는 단맛도 나지않는 차가운 민트라임주스였다. 토비오가 주문을 말할 때부터 쇼요의 입 안에는, 국가대표께선 벌써부터 칼로리 관리에 들어가신 거냐는 비꼬는 말이 잔뜩 어질러져 있었다. 쇼요는 그 말들을 혀 위에서 깨끗이 치우지도 못하고, 시원히 뱉어버리지도 못한 채로 자기가 시킨 잔의 받침만 손끝으로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이쪽은 무슨 맛인지 짐작도 안가는 이름이 어려운 뜨거운 커피다. 컵 가장자리에 입만 겨우 댄 후 그대로 식어가는 그 한잔의 의미를, 토비오는 모른다. 이 벽창호는 버럭 소리를 지르는 쇼요에게 &quot;2월에 삿포로에 갔던 일 말하는 거야?&quot;하고 태연하게 말을 받을 뿐이다.&lt;p&gt;&lt;/p&gt;

&quot;역시 넌 우리 삼촌이랑 닮았어.&quot;&lt;p&gt;&lt;/p&gt;

쇼요는 도끼눈을 뜨며 그렇게 말했다.&lt;p&gt;&lt;/p&gt;

삿포로에 사는 토시키 삼촌은 쇼요 어머니의 사촌 동생으로, 이학박사였다. 친척 가운데 가장 학력이 높은 것은 물론이고 연고도 없는 삿포로에 자리를 잡게 된 것도 홋카이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무슨 국책사업에서 한 자리를 맡은 때문이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인재라고 한다. 그치만 그게 어떤 분야였는지 쇼요는 잘 기억하지 못했다. 아마 지질학이었던가? 어른들이 칭찬하는 어릴 때부터의 대단한 이력들과는 별개로 가끔 만나는 쇼요에게, 또 와 쇼요의 어린 동생 나츠에게, 토시키 삼촌은 최고의 놀이 상대이자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였다. 지금 눈앞에서 함께 웃는 삼촌의 다정한 모습 이외의 것들은, 아이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lt;br /&gt;
그런 토시키 삼촌이 몇 달 전 결혼을 했다. 대학생 아들을 둔 쇼요 어머니와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사람의 초혼이니 늦었다 할 만하지만, 결혼식에 참석하러 가는 비행기 안에서 어머니는 별로 그렇지도 않다는 식으로 말했다.&lt;p&gt;&lt;/p&gt;

&quot;토시는 어려서부터 공부를 잘했고 키도 컸지만, 엄마 생각에 그 앤 오히려 성장이 느린 편이 아니었나 해.&quot;&lt;p&gt;&lt;/p&gt;

무슨 이야기인가 싶어 옆에서 눈을 동그랗게 뜨는 쇼요는 알아차린 건지 아닌 건지, 어머니는 여동생 나츠를 상대로 이야기를 이어갔다.&lt;br /&gt;
토시는 아기 때부터 또래보다 체격도 크고, 성적도 좋았다. 겨울에 태어나 동급생들에 비해 생일이 늦은 편인데도 몇 살 위인 쇼요 어머니보다도 오빠라고 오해받은 적이 많았다고 했다. 키와 몸무게와 시험 점수. 수치로 평가받는 토시는 분명 또래 절대다수보다 뛰어났다. 하지만 그 우수한 수치 그대로도 '통했기' 때문에 토시는 다른 노력을 할 필요가 없었다. 토시키 삼촌에 대한 어머니의 평을 정리하자면 이랬다.&lt;p&gt;&lt;/p&gt;

&quot;고등학생이 돼서야 중학생처럼 떠들었고 대학생이 되어서야 고등학생처럼 놀게 됐지. 그 앤 좀 느려. 걔한텐 그게 제 속도인 거야.&quot;&lt;p&gt;&lt;/p&gt;

쇼요는 그 얘기가 자신이 잘 아는 누군가에게도 꼭 들어맞는다고 생각했다. 어려서부터 뛰어났던 능력(체격을 포함해서), 자신의 흥미 분야에 열중할 뿐 딱히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던 아이, 그래서 오히려 어떤 면에선 나이에 비해 뒤처진 아이.&lt;br /&gt;
그러는 쇼요 자신도 그렇게 성숙한 타입은 아니다. 차분하지 못하고 어린아이같이 군다는 자각은 갖고 있다. 체격도 작고, 어려 보이는 얼굴은 집안 내력이다. 하지만 그래도 세상 물정이나 타인의 사정을 헤아리는 데는 카게야마보단, 토비오보다는 낫다고 자부한다. 둘 사이엔 적어도 저 맹탕주스와 커피만큼의 차이는 존재한다고.&lt;p&gt;&lt;/p&gt;

&quot;전에도 너한테 그 비슷한 말을 들었던 거 같은데.&quot;&lt;p&gt;&lt;/p&gt;

쇼요도 토비오가 하는 말을 바로 알아들었다. 그러고 보면 '그 사람'도 좀 그런 타입이 아닌가 싶다.&lt;p&gt;&lt;/p&gt;

&quot;아, 그래. 나도 기억나. …우시지마 선배는 잘 있냐?&quot;&lt;br /&gt;
&quot;나도 지금 공항에 가야 만날 테니, 모르지.&quot;&lt;p&gt;&lt;/p&gt;

국가대표끼리 친목이나 다져보시지? 하는, 결국은 참지 못한 약간의 비꼼을 담은 쇼요의 질문에도 토비오는 뒤숭숭한 속셈 하나 섞지 않고 진지하게 답해 온다.&lt;p&gt;&lt;/p&gt;

'아. 졌다.'&lt;p&gt;&lt;/p&gt;

역시 귀엽다. 연인은 사랑스럽다. 쇼요는 한숨처럼 웃으며 표정을 풀 수밖에 없었다.&lt;br /&gt;
예전부터 대화의 흐름이나 좌중의 분위기에 둔감했던 토비오가, 쇼요와 정식으로 사귀게 된 후 쇼요에 대해서만은 많이 의식하고 사소한 것도 기억해내곤 했다. 쇼요 여동생의 생일선물을 챙긴다거나 이전에 쇼요가 멋지다고 했던 게임기 이야기를 먼저 화제 삼거나 하는 식으로. 배구밖에 모르고 배구밖에 관심이 없던 예전과는 조금 달랐다. …가끔 목이 마른 듯한 표정으로 쇼요의 목덜미나 입술을 내려볼 때는 짜릿하기까지 했다. '좋아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던 토비오에게 하고 싶은 일이나 해도 되는 일들을 하나하나 알려줘 온 그간의 세월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런 사소한 신호에도 몸과 마음이 들뜬다. 아니, 이것저것 잴 것도 없다. 좋아하니까, 어쩔 수 없다….&lt;br /&gt;
괜한 입씨름을 하는 사이 또 십 여분이 지났는지, 또다시 등 뒤에서부터 비행기 굉음이 파도처럼 다가왔다. 그림자가 쇼요의 머리 위를 타고 올랐다. 남은 그림자 자락이 소음의 진동 탓에 굳어진 토비오의 얼굴로 드리워진다. 연한 어둠이 주변을 남김없이 감싸, 표정이 단순한 잘생긴 얼굴에 요철도 고저도 깊이도 없애버렸다.&lt;p&gt;&lt;/p&gt;

 '아, 그거다.'&lt;p&gt;&lt;/p&gt;&lt;br /&gt;&lt;br /&gt;

罔兩問景曰&lt;br /&gt;
망량이 그림자에게 물었다.&lt;p&gt;&lt;/p&gt;

그것이 첫 구절이었다.&lt;div&gt;&lt;span style=&quot;font-size: 13px;&quot;&gt;&lt;br /&gt;&lt;/span&gt;
수강만 하면 학점은 후하게 받을 수 있다는 친구들의 말에 덜컥 신청한 계절학기 교양 수업이었다. 이어지는 '그림자'와 '그 가장자리의 더 옅은 그림자'의 대화는 쇼요에겐 통 이해되지 않는 것이었다. 역시 첫 시간에 들은 대로 동양철학의 길이란 그것이 무엇이라고 잘라 말하는 순간 이미 그 정체를 잃게 되는 것인가. 길 잃은 깨달음을 갖게 된 쇼요였지만, 그 한 구절만은 인상깊게 가슴에 남았다. 카게야마影山와 히나타日向, 그렇게 묶여 불린 뒤로, 그리고 쇼요 자신이 토비오와 묶여지고 싶어진 뒤로, 쇼요는 모든 것에서 자신과 토비오를 찾아낼 수 있게 됐다.
&lt;p&gt;&lt;/p&gt;
한낮, 양달에 그림자가 드리워질 때, 그 경계에 생기는 빛이라고도 그림자라고도 확실히 말하기 힘든 중간의 구역, 더 연한 그림자. 그것을 굳이 집어서 어떤 이름으로 부를 수가 있다. 수 천 년 전 어떤 사람이 먼저 그렇게 했었다.&lt;br /&gt;
쇼요는 처음으로 알았다.&lt;p&gt;&lt;/p&gt;&lt;p&gt;&lt;/p&gt;&lt;p&gt;

'망량.'&lt;/p&gt;&lt;p&gt;카게야마를 좋아하게 된 후 히나타 쇼요의 안에는 이렇다저렇다 확실히 잘라 말할 수 없는 이상한 일렁임이 생겨났다. 그것은 카게야마를 처음 만났을 때나 팀메이트가 되었을 때의 동요나 성취감과는 다른 것이었다. 훨씬 더 아프고, 살갗에 스친 불꽃처럼 따끔하게 뜨겁고, 불길하게 뭉쳐져 엉겨 있는 것. 두근거림, 설렘, 불안, 애틋함, 그 어느 기분이라고도 설명할 수 없는.&lt;br /&gt;
듣고 접하는 모든 것을 카게야마 토비오와 연결해 생각하게 하고, 가장 산뜻한 기쁨과 가장 깊은 비참함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것.&lt;br /&gt;
그리고 교수의 말을 절반도 이해할 수 없었던 수업에서, 그 알 수 없는 일렁임은 이름을 얻게 되었다.&lt;/p&gt;&lt;/div&gt;&lt;div&gt;&lt;span style=&quot;font-size: 13px;&quot;&gt;&lt;br /&gt;&lt;/span&gt;&lt;p&gt;&lt;/p&gt;

쇼요는 자리에서 일어났다.&lt;p&gt;&lt;/p&gt;

&quot;야, 토비오.&quot;&lt;p&gt;&lt;/p&gt;

한낮이라 그림자는 아직 짧았고, 안 그래도 쇼요의 그림자는 원래도 좀 짧다. 토비오의 얼굴에 드리운 비행기 그림자는 그것을 지우고자 쇼요가 의도했던 바보다는 몇 초 느리게 걷혔다.&lt;p&gt;&lt;/p&gt;

&quot;왜.&quot;

마주 보고 앉았던 쇼요가 토비오가 앉은 자리의 바로 오른쪽 의자로 옮겨앉자 토비오는 의아한 시선을 던진다.&lt;br /&gt;
속셈 없고, 단순한, 그래서 신뢰가 가는 곧은 눈길.&lt;p&gt;&lt;/p&gt;

쇼요는 옆자리의 토비오를 향해 고개를 조금 든 채 &quot;음.&quot; 하고 입술을 조금 내밀곤, 눈을 감았다.&lt;p&gt;&lt;/p&gt;

&quot;뭐, 뭐하는 거야?&quot;&lt;p&gt;&lt;/p&gt;

명백히 입맞춤을 기다리는 몸짓에 토비오는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쇼요는 간단하게 말했다.&lt;p&gt;&lt;/p&gt;

&quot;키스하자.&quot;&lt;br /&gt;
&quot;여…기서?&quot;&lt;p&gt;&lt;/p&gt;

달아오른 얼굴로 딱딱하게 주변을 둘러보는 토비오의 얼굴이 눈을 감고 있어도 목소리로 다 보였다.&lt;br /&gt;
'그래도 좋아죽는 거 다 알거든?'&lt;p&gt;&lt;/p&gt;&lt;p&gt;

&quot;너 이번에 갔다 오면&amp;nbsp;이제 얼굴 다 팔려서 우린 밖에서 뽀뽀 한 번 못하게 될 거야.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대회잖아. 그러니까,&quot;&lt;/p&gt;&lt;p&gt;&lt;/p&gt;

애인보다 몸의 연령은 반년, 정신연령은 그 이상 위인 사람으로서, 쇼요는 어른의 여유를 가지고 씨익 웃었다.&lt;p&gt;&lt;/p&gt;

토비오와는 달리 쇼요에겐 속에 든 셈이라는 게 있었다. 지금은 쇼요에게 홀딱 반해 제 깜냥에 차지 않는 일이라도 이것저것 다 하고 싶어 하지만, 카게야마 토비오란 결국엔 배구밖에 없는 녀석이라는 걸 쇼요는 알았다.&lt;br /&gt;
그러면 연인 쇼요가 아닌 플레이어 히나타 쇼요로서 끝까지 가면 된다.&lt;br /&gt;
카게야마 토비오의 신들린 셋업이 아니면 히나타 쇼요는 활약할 수 없다는 말을 고교시절부터 질리도록 들어왔다. 하지만 역으로, 히나타 쇼요란 선수를 활약시키는 것이야말로 카게야마 토비오에겐 자신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하는 가장 짜릿한 플레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아직 모른다.&lt;br /&gt;
아마 토비오조차도 아직은 모를 테지. 애인인 토비오와 어디까지고 함께 가고 싶다는 마음 이상으로, 배구선수 히나타 쇼요로서의 프라이드가 그것을 확신하고 있다.&lt;br /&gt;
'그러니까, 다음 대회 때는 둘 다 나가게 될 거야.'&lt;br /&gt;
전 세계 생중계.&lt;p&gt;&lt;/p&gt;

&quot;그 전에 조금이라도 많이 해두자.&quot;&lt;p&gt;&lt;/p&gt;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감은 눈 앞으로 토비오의 그림자가 덮여왔다. 부드럽게 닿아오는 입술과 함께 톡 쏘는 상큼한 향이 감각을 가득 채웠다.&lt;br /&gt;
…토비오가 잘 골랐다. 앞으론 음료 시키는 것 정도로 혼자 꽁해있지 말아야겠다고 쇼요는 생각했다.&lt;p&gt;&lt;/p&gt;&lt;/div&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2차/HQ</category>
      <author>b1u5h_J</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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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6 Jan 2017 22:35:55 +0900</pubDate>
    </item>
    <item>
      <title>은과 금의 당신에게로</title>
      <link>https://b1u5h-j.tistory.com/20</link>
      <description>&lt;P&gt;하이큐 스가키요&lt;br /&gt;2016년 12월&lt;br /&gt;-n년 후&lt;br /&gt;-신혼 여행, 스가 1인칭 시점, 편지, 타임캡슐&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목적지를 섬으로 정하며 우리는 여러 가지 기대를 했지만, 그런 우리가 '바다'를 진정으로 마주하게 된 곳은 해변에서 한참 떨어진 높은 산 위였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지 않아?&lt;/P&gt;
&lt;P&gt;&lt;br /&gt;해변의 고운 흰 모래와 같은 토지가 맞는가 싶은 거친 바위 사이로 서자 멀리로 우리가 시간을 보냈던 에메랄드색 바다와 저편의 고요한 만이 한눈에 들어왔다. 깊은 쪽빛의 먼바다로부터 달려온 높은 파도의 결도 모두 내려다보였다. 그 살아 움직이는 절벽에 올라타려 끈질기게 몸을 던지는 서퍼들도.&lt;br /&gt;갑자기 내 팔을 꼭 잡아 오는 손에 나는 울퉁불퉁한 지면 탓에 네가 발이라도 헛디뎠나 싶었다. 하지만 너는 내 팔을 안고서 외쳤다. 코우시, 저기 무지개. 널 따라 시선을 돌리자 과연, 솟아오르는 흰 포말에 먹혀 흐려져 가는 빛무리가 하나 있었다. 너의 주목을 끌 수 있었던 그 복 많은 하나는 내가 눈을 깜빡하는 사이에 사라져 버렸지만… 거친 파도와 오전의 햇볕이란 재료는 여전히 우리 앞에 많이 마련되어 있었으니, 우리가 마련할 것은 오로지 약간의 기다림뿐이었다.&lt;br /&gt;결결이&lt;br /&gt;깊숙히&lt;br /&gt;푸르게 밀려와선 높아졌다가 끝부터 희게 부서져내리는 바닷물의 조각에 햇빛이 고여 흩어지고, 녹색 보드의 서퍼가 몇 번인가의 도전 끝에 마침내 파도 위에 일어서자 그의 가슴 위로 무지개가 얹혔다. 둥그런 곡선을 그리려다 짧게 끊겨 마름모꼴이 된 그것은, 오색의 다이아몬드처럼 보였다. 아, 저기! 하고 내가 그 조각 무지개를 가리키자 너는 내 손끝이 짚은 곳을 한번, 내 얼굴을 한번 바라보고는&lt;br /&gt;아이처럼 웃었다. 여전히 내 팔을 안은 채, 뿌듯함과 천진함을 가득 묻히고.&lt;/P&gt;
&lt;P&gt;&lt;br /&gt;너는 늘 그렇게 내게 특별함을 선사해 왔지.&lt;br /&gt;언젠가 네가 말했어. 맛있는 걸 먹으면 나에게 맛보게 하고 싶고 예쁜 것을 보면 내게 보여주고 싶다고. 그리고 너는 실제로 그렇게 해왔어. 네가 알게 된 모든 좋은 것과 놀라운 것과 감탄스러운 것들을, 음식이든 풍경이든 물건이든 현상이든 작품이든 그 무엇이건 간에.&lt;/P&gt;
&lt;P&gt;&lt;br /&gt;네가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처음 생각했던 계기도 꼭 그랬거든. 아니, 그 시점엔 감지보다는 상상에 가까운 일이었지. 예감을 예감하는 것에 가까운, 아주 싱거운.&lt;/P&gt;
&lt;P&gt;&lt;br /&gt;그런데도 아직까지 기억이 나.&lt;/P&gt;
&lt;P&gt;&lt;br /&gt;고등학교 시절, 여름의 합숙에서. 또 한바탕 달리고 왔던 건지 아니면 연습과 더위에 나가떨어졌던 건지, 부원 모두가 지쳐있었다. 뭔가를 챙기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던 네 옆으로 내가 비척대며 다가갔을 때 넌 나와 똑바로 눈을 맞추더니, 딱 한 마디.&lt;br /&gt;헬기다.&lt;br /&gt;정신을 멍하게 하는 더위와 귓속에서 둥둥 울리는 맥박 때문에 난 미처 몰랐지만 네 말에 시선을 돌리자 정말 하늘에 헬기가 한 대 가고 있었어. 나는 부원들을 불러서 그것을 알렸고, 잠시 후엔 이미 멀리 가버린 헬기를 향해 두 팔을 흔들며 소리쳐 인사하는 후배들 덕에 실컷 웃었지.&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너는 하늘에서 헬기를 발견하면,&lt;br /&gt;새로 나온 과자를 사면,&lt;br /&gt;첫눈이 내린 날에,&lt;br /&gt;그걸 제일 먼저 나에게 말해…&lt;/P&gt;
&lt;P&gt;&lt;br /&gt;물론 나도 너와 비슷하게 해왔어. 하지만, 글쎄…. 나에겐 너 정도의 끈기와 꾸준함은 없었을뿐더러, 언제나 내 시야에 들어오는 것들 가운데서&lt;br /&gt;제일 예쁘고&lt;br /&gt;제일 날 기쁘게 하는 것은&lt;br /&gt;바로 너였기 때문에&lt;/P&gt;
&lt;P&gt;&lt;br /&gt;나는 늘 제대로 권할 수가 없었어.&lt;/P&gt;
&lt;P&gt;&lt;br /&gt;가끔 생각해. 하루만 내 눈을 너에게 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내 눈에 보이는 너를, 그 아름다움을, 내가 느끼는 그만큼을 온전히 너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lt;br /&gt;만약 그럴 수 있다면… 내 눈을 너에게 준 그 날 하루 동안 나는 다른 사람의 눈을 빌리지 않는 게 좋겠다. 그냥 앞이 안 보이는 채로 있을래. 만일 다른 사람의 눈으로 널 봤을 때도 내 눈으로 본 것과 똑같은 감격을 느낀다면&lt;br /&gt;난&lt;br /&gt;조금 비참해질 것 같아.&lt;/P&gt;
&lt;P&gt;&lt;br /&gt;그리고, 아름다운 너는 누구의 눈에 비치더라도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으로 느껴질 게 틀림없거든…&lt;br /&gt;늘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네가 나에게만 특별한 것은 아니란 걸&lt;br /&gt;내 몸으로&lt;br /&gt;마음으로&lt;br /&gt;절감하게 되어버릴까봐 두려워. 가정의 그날, 내 눈이 안 보이는 날에,&lt;br /&gt;손으로 더듬어서 간신히 네 자취를 찾아야 하더라도&lt;br /&gt;네가 어디 있는지 나를 보고 있을지 몰라 불안해진다 하더라도&lt;br /&gt;다른 사람의 눈 같은 건 빌리고 싶지 않다.&lt;/P&gt;
&lt;P&gt;&lt;br /&gt;이런 미련한 나를 너는 알까.&lt;br /&gt;알고 나서도 나를 똑같이 대해줄까.&lt;br /&gt;앞으로는 많은 것이 변할 텐데. 변하지 않는 것이 더 적을 텐데…. 의심할 줄 모르는 너라도 이런 치사한 나를 알게 되지 않을까. 나는, 그게 못내&lt;/P&gt;
&lt;P&gt;&lt;br /&gt;응. 그랬어.&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내 몸에서 나는 것과 똑같은 코코넛 냄새가 나는 너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고서, 나는 오늘 오전 그런 생각을 했어. 해안 절벽으로 몰아쳐 오는 바닷바람 속에서도 그 냄새는 영 놓쳐지지가 않더라. 눈과 코와 귀와 온몸으로 거대한 바다를 온전히 마주하면서도, 팔을 엮은 너는. 우리가 함께 나눠 입은 향기만은.&lt;/P&gt;
&lt;P&gt;&lt;br /&gt;코코넛오일과 망고 냄새로 가득했던 우리의 밀월蜜月이 행복하게 기억되기를.&lt;br /&gt;이 편지가 읽히게 될 언제일지 모를 그 날까지도&lt;br /&gt;우리, 함께…&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xxxx년 xx월 xx일, 스가와라 코우시&lt;/P&gt;
&lt;P&gt;&amp;nbsp;&lt;/P&gt;</description>
      <category>2차/HQ</category>
      <author>b1u5h_J</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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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https://b1u5h-j.tistory.com/20#entry20comment</comments>
      <pubDate>Sun, 8 Jan 2017 08:30:05 +0900</pubDate>
    </item>
    <item>
      <title>내 꿈이 너무한 썰</title>
      <link>https://b1u5h-j.tistory.com/19</link>
      <description>&lt;P&gt;하이큐 스가키요&lt;br /&gt;2016년 11월&lt;br /&gt;-꿈을 기록한 썰&lt;br /&gt;-여러가지 다 주의..&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올해 하이큐에 발 들이고서 평생토록 꾼 적이 없던 투디 꿈을 몇번이나 꿨는데 하나같이 스스로의 황폐한 내면세계를 걱정하게 하는 개막장이었습니다. 저는 대체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lt;br /&gt;반쯤 성찰을 위해서 반은 떡밥을 위해서 여기 기록합니다.&lt;br /&gt;(이걸로 떡밥을 챙길 생각을 하는 데서 문제의 단초가 보이는 것 같지만...)&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꾼 꿈1&lt;br /&gt;=스가키요 기반 모브스가&lt;/P&gt;
&lt;P&gt;&lt;br /&gt;여기서 모브는 사전적인 의미의.. 그겁니다. 스가와 키요코가 둘이 함께 어딜가고 있는데 양아치들이 키요코에게 시비를 걸고 스가가 키요코 앞을 막아서자 그들이 키요코 앞에서 스가를......다대일..강제....&lt;br /&gt;네 이런 것도 어떻게... 좋아해요 좋아하는데... 내 꿈으로 보고 싶진 않았어.&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더위에 한참 시달릴 무렵에 꾼 꿈2&lt;br /&gt;=스가키요 젠더스왑(?)&lt;/P&gt;
&lt;P&gt;&lt;br /&gt;간단합니다. 자다 일어난 키요코가 스가한테 남자가 돼서 여자와 자는 꿈을 꿨다고 말하자(동거 설정) 스가가 '꿈속에서 너=남자 고로 너랑 잔 여자=나' 라며 키요코를 덮칩니다.&lt;br /&gt;wow논리왕wow&lt;br /&gt;→이건 그래도 맹글어 볼 수 있겠다 싶어서 한 번 써봤는데... 너무 못써서 수정중입니다 사실 19로 하다가 애매해서 갈아엎었는데 테마가 안잡혀서 계속 수정하며 표류 중&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10월 되자마자 꾼 꿈3&lt;br /&gt;=뒤숭숭 앵스트&lt;/P&gt;
&lt;P&gt;&lt;br /&gt;꿈 꾼 날 괴로워하다가 트위터에서 풀었던 간병인 키요코와 백치 스가.&lt;/P&gt;
&lt;P&gt;&lt;br /&gt;꿈에서 깬 뒤에 기억나는 건 장면 몇 개인데, 꿈을 꿀 때는 1. 그 장면을 영상으로 보는 동시에&amp;nbsp; 2. 각 인물들의 지금 심정&amp;nbsp; 3. 이 상황에 이르게 된 제반사정 4. 앞으로 어떻게 될지 를 전부 한 번에 알아버리는 그런 진짜로 전지적인 관찰자 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꿈 자체는 단순하고 짧았던데 비해 글로 옮겨보니 정보량이 많더라구요.&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장면 1&lt;/P&gt;
&lt;P&gt;&lt;br /&gt;비가 내리는 날. 주변은 온통 회색이다. 선이 딱 떨어지는 단정한 옷(프레피 룩?)을 입은 어린 스가는 어른 고용인이 받쳐주는 우산 아래 서있다. 우산을 든 사람은 몸 바깥쪽이 비에 젖고 있다. 안경을 쓰고, 편한 캐주얼 차림에 란도셀을 맨 어린 키요코는 그런 스가를 보면서 자신이라면 남이 내 우산을 들기 위해 자신은 비에 젖고있는 것이 거북할텐데 어릴 때부터 당연히 저런 걸 받아온 스가는 역시 태연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lt;br /&gt;-둘은 동갑이고 서로 알고 말도 가끔 하지만 별로 친하지는 않다.&lt;br /&gt;-스가네 집은 이 지역 제일의 명가로 재산도 많거니와 고용인도 많다.&lt;br /&gt;-이후 스가는 좋은(=비싼)학교로 진학하고 키요코는 스가의 소식을 알지 못하게 된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장면 2&lt;/P&gt;
&lt;P&gt;&lt;br /&gt;일자리를 소개받고 온 키요코를 저택 내부에서 만나보는 담당자와 저택의 관리인. 담당자는 키요코의 지원서류를 무척 마음에 들어하지만 &quot;예쁠 필요가 없는 일자리인데 너무 미인인 점이 별로다&quot;라며 칭찬인지 핀잔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한다.&lt;br /&gt;-담당자는 나이 든 여자로 스가네 집안에서 집사나 비서실장같은 책임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유능하고 합리적임.&lt;br /&gt;-담당자는 이 저택에는 잘 오지 않는다. 늘 상주하는 사람은 중년 남자인 저택관리인뿐이고 식사나 실내청소, 빨래 등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왔다갔다.&lt;/P&gt;
&lt;P&gt;&lt;br /&gt;-키요코의 직업은 간병인이고 경력자다.(20대 중반) 최근 몇년간 돌보던 부잣집 노부인의 임종 후 새 일을 찾던 중에 그 가족으로부터 이 자리를 소개받았다. 노부인 가족과 스가네 집은 둘 다 지역 유지로서 원래 교분이 있다.&lt;br /&gt;-키요코는 간병인으로서 필요한 자격증을 제대로 모두 갖추고 있으며 꼼꼼하고 인내심도 뛰어난 편이다. 젊고, 힘과 요령이 있어서 거동이 불편한 환자도 잘 다룰 수 있었기에 노부인 댁 가족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었고 스가네 집안에도 추천되었다.&lt;/P&gt;
&lt;P&gt;&lt;br /&gt;-키요코는 콘택트렌즈(환자를 돌보다 힘을 쓸 일이 생기면 안경이 거슬리는 일이 많아 렌즈를 끼기 시작함)에 노타이 흰셔츠+정장 차림(바지정장인지 치마정장인지는 모르겠음)&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장면 3&lt;/P&gt;
&lt;P&gt;&lt;br /&gt;가정집 마당같지 않게 나무가 빽빽한 넓은 정원을 정장을 입은 키요코가 관리인의 안내를 받으며 걸어간다. 초록빛 나무들 사이로 키요코의 시야 안에 머리 뒤로 팔을 베고 땅에 누워있는 스가가 나타난다. 기척에 눈을 뜬 스가가 몸을 일으키며 관리인에게 &quot;**씨, 새로 오신 선생님이야?&quot;하고 말한다.&lt;/P&gt;
&lt;P&gt;&lt;br /&gt;-키요코는 기억 속의 동급생을 알아보고 놀란다. 어릴 적 스가에 대한 키요코의 인상은 '부잣집의 깔끔한 남자아이'였기에 다 큰 몸으로 흙바닥에서 구르는 지금의 모습은 더 충격으로 다가왔다.&lt;br /&gt;-스가는 몇년 전 사고로 백치가 되었다. 몸은 완전히 어른이지만 어린 아이처럼 군다. 몇년간 이 저택에서 나가지 않았고, 집 안에서 셔츠류를 입은 젊은 사람을 보면 대체로 자기 가정교사라고 생각해버린다. 스가가 그렇게 여기는 편이 낫기 때문에 담당자는 처음부터 새 간병인으로 젊은 사람을 원했고, 키요코를 채용했다.&lt;/P&gt;
&lt;P&gt;&lt;br /&gt;-저택의 건물은 스가 혼자 살기엔 넓고 정원은 더 넓다. 집을 둘러싼 하얀 담은 불편해 보일 정도로 높고 정원에 나무가 가득한데도 담 가까이에는 아무 것도 심겨있지 않아 허옇게 땅이 드러나 있다. 나무가 있는 부분도 잔디가 깔려있지 않아서 바닥엔 풀보다 낙엽이 더 많고 낙엽에 덮인 부분보다 흙이 드러난 부분이 더 많다.&lt;br /&gt;-이 저택 근방은 대부분 스가 네 집안 소유의 땅이다. 이 지역 사람들은 거의 알고있고 토박이인 키요코도 면접을 위해 이 집을 찾아오며 떠올린 사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장면 4&lt;/P&gt;
&lt;P&gt;&lt;br /&gt;-키요코는 처음 의뢰받은 일의 내용 그대로 스가가 제 시간에 끼니를 챙기고 식후에 약을 먹도록 도와주거나 간단한 글자쓰기나 산수를 가르치며 &quot;선생님&quot;이라 불리우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어린애'인 스가와 몸으로 뛰며 놀아주다가 한쪽 콘택트렌즈를 떨어트려 잃어버리고 만다.&lt;br /&gt;렌즈를 잃어버린 다음 날 안경을 쓰고 출근하게 된 키요코에게서, 스가는 소학교 시절 친구의 얼굴을 기억해낸다. 하지만 스가는 어제까지 매일 만나던 '선생님'으로서의 키요코를 인식하지 못한 채 '오랜만에 다시 만난, 예전에 같은 반이었던 아이'를 반가워 하고 있다. 너무나 오랜만이라고, 그 동안 자신은 내내 혼자였다며 들떠하는 그 모습에 키요코는 심하게 동요한다.&lt;br /&gt;-하지만 다시 렌즈를 끼고 출근한 날, 스가는 키요코에게 '선생님이 안오신 동안 친구와 놀았다'고 말한다. '옛 친구' 키요코와 '선생님'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그 모습에 키요코는 자신도 모르게 쓸쓸함을 느낀다.&lt;/P&gt;
&lt;P&gt;&lt;br /&gt;-그 후 키요코는 종종 안경을 쓰고 친구의 모습으로 스가의 곁에 있는다. 스가는 몇년만에 생긴 같은 눈높이의 친구에게 마음 깊이 애정을 쏟고, '시미즈'였던 호칭도 어느새 '키요코'가 된다. 아이에게 친구가 되어주기 위해서 한 시도라고는 하지만, 소학교 시절엔 존재하지 않았던 우정을 지금 와서 어린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 새롭게 쌓아올리는 것이 키요코는 내심 즐거웠다. '친구'와 놀 때 아이가 쏟아주는 세심하고 올곧은 애정은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안경을 벗고 '선생님'으로서 곁에 있을 때에도 '아이'는 키요코를 잘 따랐지만 키요코는 친구 사이와는 다른 거리감을 점차 서운하게 느끼게 된다. 스가 역시 '친구' 상태의 키요코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그렇게 품게 된 깊은 애정은 섹슈얼한 방향으로도 발현하게 된다. 스가 쪽에서 키요코의 손을 잡거나 끌어안는 일도 있었지만 선생님에게 어리광부리며 치대는 스가에게 익숙해졌던 키요코는 거기에서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고, 그것이 점차 에스컬레이트해 간 결과 ↓&lt;br /&gt;스가는 안경을 쓴 키요코를 침대 위로 쓰러트리고 위에서 누른다. 키요코는 스가에게 폭력을 쓰지 않고 그 품에서 벗어나려 애쓰지만 체격도 완력도 우위에 있는 스가는 개의치않고 키요코를 붙잡아 꼭 끌어안고는 기분좋은 표정으로 키요코의 냄새를 맡으며 셔츠 옷깃 사이로 얼굴을 묻는다.&lt;br /&gt;-이렇게 키요코를 만지는 기분이 좋음을 알게된 스가는 자신의 몸을 키요코의 몸에 비비며 쾌감을 느낀다. 키요코는 그런 스가에게 당황하며 계속 품을 벗어나려하지만 어느새 같이 흥분하고 만다.&lt;br /&gt;상의는 제대로 입고 하의만 약간 벗은 스가가 상의도 하의도 흐트러진 키요코를 뒤에서 안고 몸을 비비고 있다.&lt;br /&gt;-스가는 처음에는 옷을 입은 채 다리 사이를 문질렀지만 감각이 선명한 편이 더 기분좋다는 걸 알고 바지춤을 풀어헤친다. 키요코는 옷의 모든 여밈이 풀려있다.&lt;/P&gt;
&lt;P&gt;&lt;br /&gt;잠시 후, 행위가 끝나고 지쳐 잠이 들었던 키요코가 눈을 떴을 땐 이미 해가 져서 깜깜해진 무렵이다. '아이'는 침대 머리맡에 엎드려 팔에 얼굴을 묻은 채로, 바닥에 앉아 침대에 누운 키요코의 얼굴을 들여다보다가 잠이 든 듯한 자세다. 키요코는 흐트러진 자신의 옷차림과 침대보, 잠든 아이를 내려보며 &quot;어른인 내가 더 정신을 차렸어야 한다&quot;며 자책한다. 그때, 어디선가 나즈막한 목소리가 묻는다. &quot;누가 어른인데?&quot; 키요코가 흠칫 놀라 고개를 돌리자, 잠든 줄 알았던 아이가 이쪽을 보며 생글생글 웃고 있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장면 5&lt;/P&gt;
&lt;P&gt;&lt;br /&gt;-'아이' 스가는 신체의 쾌감만이 중요할 뿐이라 '삽입 섹스' 형식에는 큰 관심이 없다. 그저 '키요코'가 좋아하고 내가 기분좋으면 그만.&lt;br /&gt;-하지만 접촉이 되풀이되며 둘에게도 '삽입 섹스'의 순간이 찾아온다. 정신없는 공세에 눈 앞이 깜빡깜빡하는 와중에 키요코는 스가가 키요코의 오른손을 잡아올려 자신의 등에 팔을 두르게 하는 동작을 감지하고, 이건 '아이'가 몸을 겹쳐오던 방식과는 다르다고 느낀다.&lt;/P&gt;
&lt;P&gt;&lt;br /&gt;몸을 맞대는 것이 둘의 일상이 된 어느 날, 스가의 공세로 침대 위에서 흔들리던 키요코의 얼굴에서 쓰고있던 안경이 미끄러진다. 안경을 쓴 '어린 시절 친구'로서만 스가와 이렇게 접촉해왔던 키요코는 '선생님'으로만 받아들여지는 안경 벗은 얼굴을 스가와의 행위 중에 보이게 되어 소스라치게 놀라지난, 스가는 침착하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quot;선생님&quot;을 부른다. 손을 뻗어 키요코에게 안경을 씌워주고는 &quot;키요코&quot;하고 부른다. 키요코의 얼굴에 안경을 씌웠다 벗겼다를 반복하며 그때마다 선생님과 키요코를 번갈아 부른다. 굳어버린 키요코를 놀리듯이 그 박자에 맞춰 몸의 움직임도 계속하며 후후 웃는다.&lt;br /&gt;-키요코는 처음으로 '몸을 섞었을' 때 스가에게서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이때 깨닫는다. 익숙한 '아이' 그대로의 모습으로 낯선 사람처럼 느껴지는 말과 행동을 한 것은 바로 스무살이 한참 넘은 남자로서 여자를 안는 법도 아주 잘 알고 있는, 그 동안 '아픈 아이'에 가려져있던 스가와라 코우시 본인인 것이다.&lt;br /&gt;-'키요코'와 사고를 친 것을 계기로 그 동안 규칙적이었던 스가의 생활패턴이 흐트러졌고, '증세'의 완화를 위해 먹고 있던 식후의 약도 거르는 일이 많았다. 사실 스가의 상태는 사고로 인한 발견되지 않은 뇌손상 혹은 정신적 충격 때문이 아니라, 사고후유증을 막는다는 핑계로 처방된 약이 교란시킨 인지를 스스로 합리화시키기 위해 취한 자세였던 것이다.&lt;br /&gt;정리하면&lt;br /&gt;사고-부상 혹은 충격-정신연령의 퇴행-완화를 위해 약 복용(x)&lt;br /&gt;사고-이상이 없는데도 약 복용-착란-퇴행 (o)&lt;/P&gt;
&lt;P&gt;&lt;br /&gt;-여기서 개인적인 소름포인트: 키요코는 여태까지 무심코 현재의 스가를 자기 기억 속에 가장 많이 남아있는 '소학교 저학년 무렵의 스가'와 겹쳐보고 스가의 정신연령이 그 시절에 '멈춰있다' 생각하고 있었다. 안경을 쓰고 온 날 스가가 동급생이던 키요코를 알아보고 심하게 들떠 기뻐했을 때, 키요코는 스가가 소학교 졸업 이후 1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홀로 어린 아이의 정신인 채 지내왔다고 생각하며 마음 아파했다. 하지만 키요코는 스가가 '사고를 당해 백치가 된' 시점을 정확히 몰랐다. 자신이 스가의 소식을 모르게 된 중학교 진학 이후겠거니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을 뿐.&lt;br /&gt;하지만 실제 스가가 백치가 된 시기는 만 20세 성년이 되기 직전으로 중학교 고등학교 다 나온 뒤. 키요코는 지금 '몸은 어른인데도 어린 아이처럼 굴게 되어버린 스가'가 '몸도 마음도 진짜로 어렸던' 아이 시절의 모습을 기억하는 동급생이기 때문에, 오히려 잘못된 인식의 함정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씬에서 키요코가 그간 상정해온 '아이로서의 스가'라는 허상이 사라져버림...&lt;br /&gt;꿈 꾸는 와중에 관객 입장에서 이게 나름 반전이었음.&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장면 6&lt;br /&gt;키요코는 바깥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스가와 나누어 먹는다. 집안엔 단 둘뿐이다. 스가는 마냥 밝던 평소 모습과는 조금 달라보인다. 자신에게 음식을 권하는 키요코의 손을 잡고 거기에 얌전히 하지만 뜨겁게 입술을 누른다.&lt;br /&gt;-두 사람은 지금 완전히 서로에게 반해있다.&lt;br /&gt;-키요코는 문득문득 백치 상태를 '벗어난' 것처럼 구는 스가를 보고 약물 때문에 어린 아이처럼 굴게 된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바깥 음식을 가져와 스가에게 먹여보는 것도 그 의심에서 비롯된 실천의 하나다.&lt;br /&gt;-간병인 연줄에는 의료관계자가 있기에 키요코는 혼자 힘으로 스가가 식사 후에 먹는 처방약의 정체와 출처를 몰래 알아보고 있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장면 7&lt;br /&gt;-키요코는 스가가 겉으로 적힌 처방약과는 다른 위험한 약을 오랫동안 먹어왔다는 것을 알아냈고 그 뒤에 스가네 집의 분가 친척들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잡았다.&lt;br /&gt;-스가는 키요코 덕에 약을 끊고 백치 상태를 벗어났다.&lt;/P&gt;
&lt;P&gt;&lt;br /&gt;그간의 노력으로 얻은 성과(=성년을 맞기 직전 스가에게 일어났던 가벼운 사고와 그 후의 입원으로부터 시작된 투약 전부가 스가가 물려받을 본가의 재산을 노린 분가 사람과 관련되었다는 증거)를 들고서 스가를 만나러 온(딱히 상황 보고 같은 걸 하려는건 아니고 그냥 기쁜 순간에 스가가 보고싶어서 온 것) 키요코의 어깨 너머로 방 저편 벽 앞에 서있는 스가의 등이 보인다. 자켓은 아직 걸치지 않은 쓰리피스 정장 차림의 스가가 커프스 단추를 만지작대며 키요코를 돌아본다. 차림도 동작도 놀라울 정도로 세련됐다. 스가는 부드럽게 웃으며 키요코를 보고는 다 안다는 듯이 &quot;잘했어, 내 사랑.&quot; 하고 말한다.&lt;br /&gt;-키요코는 그 말을 듣자마자 눈치 챈다. 자신은 그에게 이용당했고, 그는 원래 남들이 시중드는 것에 익숙하며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이 당연한 사람이라는 걸.&lt;br /&gt;-이 시점에서 스가는 유폐생활을 청산하고 이미 집안의 후계자로서 바깥에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하고 있다.&lt;br /&gt;스가는 물 흐르는 듯한 동작으로 키요코를 향해 걸어와 바짝 다가서서 키요코의 눈가에 입맞춘다.&lt;br /&gt;-일단 이 둘은 진심으로 서로 사랑하고 있긴 하다..&lt;/P&gt;
&lt;P&gt;&lt;br /&gt;-스가는 키요코가 알아낸 바를 바탕으로 자신을 쳐내려했던 분가 사람들을 응징하고 집안의 정식 후계자 자리를 되찾게 된다.&lt;br /&gt;-키요코는 자신이 스가를 탈출시킨 감옥=이 저택에 남은 평생을 갖혀있게 된다. 스가는 그녀가 자기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도망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것이고 키요코도 그를 떠나기를 원치 않는다.&lt;br /&gt;-그렇지만 스가는 이후 집안이 필요로 하는 대로 유력자의 딸과 정략결혼하고, 키요코는 평생 정부로 머무르며 스가가 이 저택에 찾아오길 기다리는 신세로 살게 된다.&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마음이 아이인 인물이 그 순진한 정신 상태 그대로인 채 몸이 시키는 대로(?) 야한 짓을 하며 쾌락에 빠진다' '보호자 입장이어야 할 인물이 그 육체관계로 인해 의지가 꺾여서 마음이 아이인, 절대 수평적인 관계가 될 수 없는 상대를 사랑하게 된다'는 부분이 제 죄책감을 깊이 건드리고, 또 그런 요소를 야하다고 느끼는 스스로의 감각이 올바른지도 너무 고민되고 그래서 꿈 꾼 날 하루 종일 계속 찜찜하고 뒤숭숭하고 그랬습니다...&lt;br /&gt;그런 유아퇴행..계 클리셰에 가까운 섹스판타지가 선명하고, 트릭(?)은 완전 백작 카인 시리즈 '붉은 양의 각인'이고.. 그러고보면 언더 더 로즈 '봄의 찬가' 편 도 좀 섞인 것 같네요.&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amp;nbsp;&lt;/P&gt;
&lt;P&gt;&lt;br /&gt;제게 이 포스트의 제일 무서운 점은 나중에 내용이 추가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제발 나의 무의식님 노모어황폐노모어드림..&lt;/P&gt;</description>
      <category>2차/HQ</category>
      <author>b1u5h_J</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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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18 Dec 2016 20:57:06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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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유아키 얀</title>
      <link>https://b1u5h-j.tistory.com/16</link>
      <description>&lt;div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5D's 후도 유세이x이자요이 아키&lt;br&gt;2009년 경&lt;br&gt;-다크시그너 편 종결 이후 시점&lt;br&gt;-짝사랑, 얀데레(?)&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lt;br&gt;이것을 습관이라 불러야 할까.&lt;br&gt;&lt;br&gt;&lt;br&gt;오랜만에 돌아온 집안은 그다지 바뀐 것이 없었다. 딱 하나, 1층 복도 오른쪽에 꽃병을 둔 것만이 달랐다. 아키가 꽃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 챈 어머니가 슬쩍 내놓은 것이다. 그 앞을 지날 때 아키는 항상 왼발을 먼저 내밀고 몸을 돌려 화병과 간격을 두었다. 잠깐 멈추어 매일 변하는 꽃들을 보았다. 언제나 같은 동작을 취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은 뒤에, 굳이 간격을 두거나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려고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키의 몸은 해도 안 해도 상관없는 동작에 완전히 길들여져 늘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움직였다.&lt;br&gt;&lt;br&gt;아키는 아직 같은 반에 친한 친구가 없었다. 적당한 용건이 있을 땐 급우들과 제대로 이야기했다. 성적이 뛰어났기에 말 없고 멋있는 우등생이라며 동경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중등부 시절 일이나 아키의 분위기는 무시한 채 외모만 보고 말을 걸어오는 남학생도 가끔 있었다. …예전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에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아키는 그러지 못했다. 또래의 친구들, 같은 학교의 학생들은 늘 아키의 기억 속에서 자신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겁 많은 가해자들이었다. 증오를 참지 못하고 힘을 폭주시켰을 때는 자신의 피해자들이었다. 그들과 '친해질 수 없다'는 생각은 아직도 아키의 마음속에 강하게 뿌리박고 있어서, 언젠가 동급생들의 속삭임을 우연히 들어버렸을 때, 아키는 두려웠다.&lt;br&gt;&quot;이자요이는 듀얼할 때 정말로 진지해, 이길 수가 없어.&quot;&lt;br&gt;그것이 헐뜯는 것도 꺼려하는 것도 아닌 말이었는데도 아키는 그 자리에서 딱딱하게 굳어버렸다.&lt;br&gt;&lt;br&gt;미워하는 것, 부수는 것이 바로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원래 아키 자신의 비틀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 테지만 역시 디바인에게 훈육받은 부분이 제일 크다. 세상을 원망해라, 세상 사람들을 미워해라, 동류만의 세상을 만들어 그들에게 복수하자. 디바인의 다정한 말과 커다란 손으로부터 받은 위안은 결국 그런 것이었다. 원망과 미움을 모아 터트린 힘을 디바인은 필요로 하고, 인정해주었다. 십 여 년에 걸친 아키의 기억 속에서 거의 처음으로 긍정 받은 표현이 그 증오였다.&lt;br&gt;즐거웠다. 더 즐거웠으면 했다. 그래서 아키는 더 미워했다. 자신을 저주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주었다. 계속 괴로워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것에 열중했다.&lt;br&gt;지금은 멈추었지만.&lt;br&gt;&lt;br&gt;&lt;br&gt;유세이 일행이 사는 차고에서 자재 몇 점을 나르던 아키는 머릿속으로 단어 몇 개를 읊조렸다.&lt;br&gt;습관, 버릇, 성벽, 영 와 닿지 않았다. 어떤 한 가지를 눈앞에 두는 것뿐인데, 그것만으로 멈추고 피하고 부수고. 이렇게 만들어 버리는 그 무언가를 버릇이란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좀 더 물리적인 것이 어울리리라, 아키는 생각했다.&lt;br&gt;&lt;br&gt;일단 관성이라 칭하면 어떨까.&lt;br&gt;아키의 생각에, 꽃병은 아직 괜찮았다. 항상 그 앞에서 멈춘다고 해도 고민할 것 하나 없는 사소한 일로 여겨졌다.&lt;br&gt;학교에서 친구를 만드는 것은 더 고민해도 된다. 스스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기로 이미 정했기 때문에. 덕분에 받아들여 주지 않는 것을 원망해 부숴버리는 힘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lt;br&gt;&lt;br&gt;유세이가 루아로부터 골판지 상자를 받아드는 것을 보며 아키는 의문을 떠올렸다.&lt;br&gt;&lt;br&gt;이 힘, 능력을&lt;br&gt;계속 제어할 수 있을까?&lt;br&gt;&lt;br&gt;마녀라 매도하는 이들을 상처 주며 괴롭힌 것은 결국 그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lt;br&gt;사랑받고 싶었기에 부모님과 다른 사람들을 원망했다. 아키는 자신을 소중히 대해주었으면 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주며 즐거워해왔다.&lt;br&gt;스스로 설명하기 힘든 자신의 이런 움직임들에 '관성'이라는 말을 붙이며 아키는 깨달았다.&lt;br&gt;&lt;br&gt;좋아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 그것이 부수고 싶다, 상처를 내고 싶다. 가 되는 자신.&lt;br&gt;&lt;br&gt;&lt;br&gt;아키를 본 유세이가 다가와 팔 안에 안고 있던 것들을 받아들었다. 그대로 허리를 돌려 장갑을 낀 손으로 자재를 프레임 곁에 내려놓는 유세이 앞에서, 아키는 생각했다.&lt;br&gt;&lt;br&gt;지금 유세이가 죽으면 그의 마지막은 내 것이 될까. 다른 친구들과 나누어 가져야 하는 것일까?&lt;br&gt;&lt;br&gt;&lt;br&gt;&lt;br&gt;왼쪽 뺨에 마커를 가로지르는 손톱자국을 내고 싶었다. 듀얼디스크를 끼고 염동력으로 내던지면 유세이의 파란 눈동자는 어떻게 흐려질지 보고 싶었다. 충격과 통증으로 낮게 신음하며 자신에게 무슨 말을 건넬지, 만약 전격계로 공격한다면 진짜 감전 당한 것처럼 고통스러워하며 지를 비명이 어떤 목소리일지, 사흘 정도 물과 음식을 먹지 못하면 보기 좋은 입술이 어떤 색으로 갈라질지 궁금했다. 아키의 힘으로도 손가락 하나쯤은 부러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베이거나 찍혔을 때 유세이의 진한 색 피부 위로 피가 흘러내리면, 그것이 어떤 색일지 보고 싶었다. 아픔으로 흐트러진 숨과 공포에 질린 체취를 맡고 싶었다. 질린 눈, 불신의 말을. 아키는 생각했다.&lt;br&gt;&lt;br&gt;&lt;br&gt;지금 유세이를 죽이면 그 마지막은 확실하게 내 것이 될까.&lt;br&gt;&lt;br&gt;그 끝이 완전히 나만의 것이 되는 거라면, 그렇다면 정말 기쁠 텐데.&lt;br&gt;그치만 유세이가 죽으면 다시는 볼 수 없잖아. 말을 할 수도 없어.&lt;br&gt;&lt;br&gt;&lt;br&gt;유세이는 허리를 펴고 아키를 뒤에서 따라오던 루카의 손에서 부품 하나를 건네받았다. 상냥한 목소리로 '여기 있어, 유세이.' 라고 말하는 루카에게 미소 지은 유세이는 루카의 뒤를 보았다. 제일 커다란 기계를 든 잭이 아직 문간에서 내려오는 중이었다.&lt;br&gt;루아가 내려놓은 상자 속에 부품을 넣던 유세이가 앞에 선 아키를 올려보았다. 부드러운 얼굴로 유세이가 하는 양을 보고 있다. 그녀도 요 얼마간 표정이 많이 따듯해졌다고 새삼 생각하며, 유세이는 말을 건넸다.&lt;br&gt;“아키도 고마워.”&lt;br&gt;아키가 살포시 웃었다.&lt;br&gt;“미안해, 유세이.”&lt;br&gt;유세이가 잘 듣지 못하고 멈칫한 사이, 아키는 부드럽게 무릎을 굽히며 유세이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유세이가 들고 있던 물건들을 잠깐 들여다보곤 고개를 옆으로 들어 얼굴을 정면으로 대했다.&lt;br&gt;&lt;br&gt;“나도 고마워, 유세이.”&lt;br&gt;한쪽 무릎을 꿇고 않아, 유세이는 가볍게 웃었다. 두 사람은 소꿉장난 하는 아이처럼 마주 앉아 이제부터 할 만질 기계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프레임에 올라탔던 루아가 쪼르르 달려와 대화에 끼어들자 기계를 들고 와 바로 앞에 선 잭이 비키라며 큰 소리를 냈다.&lt;br&gt;&lt;/div&gt;</description>
      <category>2차/기타</category>
      <author>b1u5h_J</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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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8 Nov 2016 23:08:50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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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쿠농 카가미 타이가</title>
      <link>https://b1u5h-j.tistory.com/15</link>
      <description>&lt;div style=&quot;text-align: left;&quot;&gt;-드림(인가?)&lt;br /&gt;2015-6년 겨울 경 '설레는 이야기 만들어보기' 라는 주제로 써 본 짧은 글입니다.&lt;br /&gt;&lt;br /&gt;&lt;br /&gt;&lt;br /&gt;&lt;br /&gt;연속으로 같은 반이었어서 친하진 않지만 인사하는 사이. 어느 날 몸이 안좋아서 체육시간에 아무도 없는 교실에 혼자 엎드려있었는데, 농구부 때문에 빠졌던 카가미가 교실에 들어왔어. 체육인 거 몰랐나봐. 내가 열때문에 빨개진 얼굴을 들고 멍하니 쳐다봤더니 표정이 그래서 상태가 엄청 더 안좋아보였는지... 카가미가 당황한 표정을 하고 쿵쿵 다가오더니 내 얼굴을 짚었어. &quot;너 많이 아파?&quot; 카가미 손은 정말 크고, 서늘해서.. 기분 좋더라...&lt;br /&gt;&lt;/div&gt;&lt;p&gt;&lt;br /&gt;&lt;/p&gt;</description>
      <category>2차/기타</category>
      <author>b1u5h_J</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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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8 Nov 2016 22:59:23 +09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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