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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기타

유아키 얀

b1u5h_J 2016. 11. 8. 23:08
5D's 후도 유세이x이자요이 아키
2009년 경
-다크시그너 편 종결 이후 시점
-짝사랑, 얀데레(?)





이것을 습관이라 불러야 할까.


오랜만에 돌아온 집안은 그다지 바뀐 것이 없었다. 딱 하나, 1층 복도 오른쪽에 꽃병을 둔 것만이 달랐다. 아키가 꽃을 좋아한다는 것을 눈치 챈 어머니가 슬쩍 내놓은 것이다. 그 앞을 지날 때 아키는 항상 왼발을 먼저 내밀고 몸을 돌려 화병과 간격을 두었다. 잠깐 멈추어 매일 변하는 꽃들을 보았다. 언제나 같은 동작을 취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은 뒤에, 굳이 간격을 두거나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려고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아키의 몸은 해도 안 해도 상관없는 동작에 완전히 길들여져 늘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똑같이 움직였다.

아키는 아직 같은 반에 친한 친구가 없었다. 적당한 용건이 있을 땐 급우들과 제대로 이야기했다. 성적이 뛰어났기에 말 없고 멋있는 우등생이라며 동경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중등부 시절 일이나 아키의 분위기는 무시한 채 외모만 보고 말을 걸어오는 남학생도 가끔 있었다. …예전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에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아키는 그러지 못했다. 또래의 친구들, 같은 학교의 학생들은 늘 아키의 기억 속에서 자신을 두려워하고 피하는 겁 많은 가해자들이었다. 증오를 참지 못하고 힘을 폭주시켰을 때는 자신의 피해자들이었다. 그들과 '친해질 수 없다'는 생각은 아직도 아키의 마음속에 강하게 뿌리박고 있어서, 언젠가 동급생들의 속삭임을 우연히 들어버렸을 때, 아키는 두려웠다.
"이자요이는 듀얼할 때 정말로 진지해, 이길 수가 없어."
그것이 헐뜯는 것도 꺼려하는 것도 아닌 말이었는데도 아키는 그 자리에서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미워하는 것, 부수는 것이 바로 즐거움으로 이어진다. 원래 아키 자신의 비틀린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 테지만 역시 디바인에게 훈육받은 부분이 제일 크다. 세상을 원망해라, 세상 사람들을 미워해라, 동류만의 세상을 만들어 그들에게 복수하자. 디바인의 다정한 말과 커다란 손으로부터 받은 위안은 결국 그런 것이었다. 원망과 미움을 모아 터트린 힘을 디바인은 필요로 하고, 인정해주었다. 십 여 년에 걸친 아키의 기억 속에서 거의 처음으로 긍정 받은 표현이 그 증오였다.
즐거웠다. 더 즐거웠으면 했다. 그래서 아키는 더 미워했다. 자신을 저주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주었다. 계속 괴로워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것에 열중했다.
지금은 멈추었지만.


유세이 일행이 사는 차고에서 자재 몇 점을 나르던 아키는 머릿속으로 단어 몇 개를 읊조렸다.
습관, 버릇, 성벽, 영 와 닿지 않았다. 어떤 한 가지를 눈앞에 두는 것뿐인데, 그것만으로 멈추고 피하고 부수고. 이렇게 만들어 버리는 그 무언가를 버릇이란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좀 더 물리적인 것이 어울리리라, 아키는 생각했다.

일단 관성이라 칭하면 어떨까.
아키의 생각에, 꽃병은 아직 괜찮았다. 항상 그 앞에서 멈춘다고 해도 고민할 것 하나 없는 사소한 일로 여겨졌다.
학교에서 친구를 만드는 것은 더 고민해도 된다. 스스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기로 이미 정했기 때문에. 덕분에 받아들여 주지 않는 것을 원망해 부숴버리는 힘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유세이가 루아로부터 골판지 상자를 받아드는 것을 보며 아키는 의문을 떠올렸다.

이 힘, 능력을
계속 제어할 수 있을까?

마녀라 매도하는 이들을 상처 주며 괴롭힌 것은 결국 그들로부터 미움을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랑받고 싶었기에 부모님과 다른 사람들을 원망했다. 아키는 자신을 소중히 대해주었으면 하는 이들에게 고통을 주며 즐거워해왔다.
스스로 설명하기 힘든 자신의 이런 움직임들에 '관성'이라는 말을 붙이며 아키는 깨달았다.

좋아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 그것이 부수고 싶다, 상처를 내고 싶다. 가 되는 자신.


아키를 본 유세이가 다가와 팔 안에 안고 있던 것들을 받아들었다. 그대로 허리를 돌려 장갑을 낀 손으로 자재를 프레임 곁에 내려놓는 유세이 앞에서, 아키는 생각했다.

지금 유세이가 죽으면 그의 마지막은 내 것이 될까. 다른 친구들과 나누어 가져야 하는 것일까?



왼쪽 뺨에 마커를 가로지르는 손톱자국을 내고 싶었다. 듀얼디스크를 끼고 염동력으로 내던지면 유세이의 파란 눈동자는 어떻게 흐려질지 보고 싶었다. 충격과 통증으로 낮게 신음하며 자신에게 무슨 말을 건넬지, 만약 전격계로 공격한다면 진짜 감전 당한 것처럼 고통스러워하며 지를 비명이 어떤 목소리일지, 사흘 정도 물과 음식을 먹지 못하면 보기 좋은 입술이 어떤 색으로 갈라질지 궁금했다. 아키의 힘으로도 손가락 하나쯤은 부러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베이거나 찍혔을 때 유세이의 진한 색 피부 위로 피가 흘러내리면, 그것이 어떤 색일지 보고 싶었다. 아픔으로 흐트러진 숨과 공포에 질린 체취를 맡고 싶었다. 질린 눈, 불신의 말을. 아키는 생각했다.


지금 유세이를 죽이면 그 마지막은 확실하게 내 것이 될까.

그 끝이 완전히 나만의 것이 되는 거라면, 그렇다면 정말 기쁠 텐데.
그치만 유세이가 죽으면 다시는 볼 수 없잖아. 말을 할 수도 없어.


유세이는 허리를 펴고 아키를 뒤에서 따라오던 루카의 손에서 부품 하나를 건네받았다. 상냥한 목소리로 '여기 있어, 유세이.' 라고 말하는 루카에게 미소 지은 유세이는 루카의 뒤를 보았다. 제일 커다란 기계를 든 잭이 아직 문간에서 내려오는 중이었다.
루아가 내려놓은 상자 속에 부품을 넣던 유세이가 앞에 선 아키를 올려보았다. 부드러운 얼굴로 유세이가 하는 양을 보고 있다. 그녀도 요 얼마간 표정이 많이 따듯해졌다고 새삼 생각하며, 유세이는 말을 건넸다.
“아키도 고마워.”
아키가 살포시 웃었다.
“미안해, 유세이.”
유세이가 잘 듣지 못하고 멈칫한 사이, 아키는 부드럽게 무릎을 굽히며 유세이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유세이가 들고 있던 물건들을 잠깐 들여다보곤 고개를 옆으로 들어 얼굴을 정면으로 대했다.

“나도 고마워, 유세이.”
한쪽 무릎을 꿇고 않아, 유세이는 가볍게 웃었다. 두 사람은 소꿉장난 하는 아이처럼 마주 앉아 이제부터 할 만질 기계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프레임에 올라탔던 루아가 쪼르르 달려와 대화에 끼어들자 기계를 들고 와 바로 앞에 선 잭이 비키라며 큰 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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