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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HQ

C/W

b1u5h_J 2019. 1. 10. 20:05

-2019년 7월 15일 수정


C/W를 극소량 재출력해 통판 진행 중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트위터나 이메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재출력하면서 표지도 애초 계획대로 본편은 붉은 색지, 부록 B  side는 하얀 색지로 표지를 바꾸었고

내용면에서도 몇군데 엉킨 문장을 손봤습니다.

행사 당시 급하게 뽑아간 책을 구입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블로그에서 수정본을 읽으실 수 있도록 백업본을 올립니다.

포스팅 암호는 행사 때 낸 책의 맨 뒤 판권장에 기입된 출력소 전화번호 뒷자리 4자리 숫자입니다. 사실 그때 그 출력소에서 책을 뽑지 못했기 때문에 책 최고의 오류라고 할 수 있겠네요.


C/W 

C/W -B side






Sample

한 마디로, 그의 여자친구는 너무 예뻤다.
요즘 그는 도통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숨만 쉬어도 배가 부른 것 같고 뭘 해도 행복했다. 수학 선생이 수업시간에 히스테리를 부려도 다 우리 잘 되라고 하는 소리겠거니 싶고, 별로 안 친한 같은 반 녀석이 극성스럽게 장난을 걸어도 마음이 너그러웠다. 한껏 늘어져 있고 싶은 일요일 오전에 엄마가 그만 뭉개고 이불 좀 털어서 내다 널라고 성화를 해도 짜증이 안 났다. 새로 온 연락이 없어도 핸드폰을 열었다. 메일함에 보관된 것들만 다시 봐도 신이 났다.

예쁘고 착한 그녀는 그의 그런 말들도 전부 다 받아주지만. 그리고 그는 그녀의 미소에, 목소리에 모든 것을 잊고 다시 해롱해롱한 상태가 되고 만다.
“스가와라. 할 말이 있어.”
또 그랬다. 부 활동이 끝나고 어두워진 길을, 걱정되니까 바래다준다는 핑계로 함께 걷는 중이었다. 그는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채 그녀만 바라보고 있었다. 옆에서 걷던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우리, 그만 두자.”
“응? 뭘, 키요코…?”
흙길을 밟는 소리 때문에 그녀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그는 발을 멈추며 되물었다. 그녀도 따라서 멈춰서더니, 그를 향해 몸을 돌렸다.
“…………사귀는 거.”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제일 착하고 제일로 현명한 그녀가 말했다.
“우리 헤어지자.”

스가와라 코시 17세. 처음으로 사귀어 본 여자친구에게, 차였다.

“깨졌다고?”
“…선배만 알고 계세요.”
앞엣말의 대답으로 느끼기에는 조금 긴 간격을 두고, 코시는 말했다. 졸업식 전으로 당겨져 한겨울에 열리게 된 ‘봄의 고교배구’ 대회 예선을 목표로 부에 남은 3학년도 있었지만 선배는 인터하이 지역예선 탈락을 끝으로 은퇴한 상태였다. 이젠 부 활동에서도 만나지 않는 그를 일부러 따로 불러서 전하기엔 머쓱한 용건이었다. 하지만 알리지 않을 수도 없었다.
깨졌다라니, 사귀고 있던 동안에 키요코… 아니 시미즈를 코시의 ‘여친’이라고 칭했던 유일한 사람이 선배라는 걸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한편으론 더 실감이 났다. 보통 다른 애들이 흔히 그러듯이 시미즈와 코시도 사귀었다가, 깨진 거다.
“어디 말할 데가 있겠냐. 안 해.”
선배는 걱정을 하는 듯 했다.
“나야 이제 입시공부만 하다 졸업하면 끝이지만 너흰, 1년도 더 남았잖아.”
그것은 코시가 미처 생각을 못한 점이었다.
“스가와라. 배구… 잘 할 수 있겠어?”

변변히 붙잡지도 못하고 멍청하게 물러선 건 헤어지자는 말에 너무나 낙심해서였기도 하고, 사귀는 내내 그녀에겐 꼼짝도 못하는 위치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황송한 자리였다고 할까. 하지만 그렇게 무력해진 것도… 진심으로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었다. 그때는, 그랬다. 그리고 이렇게 시간을 보내오는 동안, 체면이나 입장이라는 것을 의식해서 취한 수 많은 가식 속에서 그 진심이라는 것은 천천히 변해갔다. 이제 그건 절망도 아니고, 헛된 희망도 아니었고, 체념도 아니었다. 붙일 이름 없이 그대로 시들어 빠져간 감정이 거기 있었다. 그것이 지금도 기억을 밟아나가다 보면 발에 걸렸다.

다가가 그 손을 부드럽게 잡아도 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그 손과, 그 손을 잡은 스스로의 손을, 외투 호주머니에 함께 넣고 걸을 수 있는 겨울을 기다렸던 적이 있었다. 젖은 듯이 반짝이는 검은 머리카락을 만져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가느다란 안경다리를 건드릴세라 조심하며 밤바람에 날리는 옆머리를 살금살금 귀 뒤로 넘겨주었던 그 언젠가처럼. 원래부터 자기 것이었다는듯 당연하게 그 향기를 들이쉬고 다정하게 그 이름을 부를 수 있을 것만 같은 날이 가끔씩 있었다. 마음 속의 풍경이 황금빛 온기를 받아 일렁일 때. 이제와선 불가한 것을 비출 때. 간사한 마음은 그 장난에 놀아난다. 그리고 그는 동요하는 마음을 애써 숨기며 홀로 외로이 감탄하는 것이다.

 

 

B side

※후편에 해당하는 B side는 C/W 구매자를 대상으로 무료 배포합니다.
주인공인 미성년의 학생이 과거의 성범죄 피해로 인해 괴로워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입니다.
가능한 선정적 서술을 피했습니다만 보시는 분께 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사전에 고지합니다.

아래는 해당 주제가 직접적으로 묘사된 부분의 발췌입니다.

 

sam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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